민간사업자가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중단된 ‘창원 구산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국제신문 지난 9월 11일 자 9면 보도)이 사실상 해를 넘겨야 재개될 전망이다. 사업자가 자구책 중 하나로 컨소시엄 지분 매각에 나서고도 이를 인수할 기업 모색에 난항을 겪으면서다. 사업 장기 지연에 대한 주민 우려가 커지자, 행정 당국은 우선적으로 공공 기반시설 조성에 착수한다.

창원 구산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 예정지. 창원시 제공

6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삼정기업구산컨소시엄은 최근 법원에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 연장을 신청, 오는 26일까지로 그 일정을 미뤘다. 애초 기한은 지난 8월 16일까지였으나, 이번을 포함해 ▷9월 3일 ▷10월 1일 ▷10월 30일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약 한 달 주기로 기한이 임박하면 다시 늘리는 형태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지분을 매각한 뒤 경남은행 등 대주단에 빚진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채무 900억 원 중 일부를 변제하겠다는 컨소시엄의 구상과 달리 지분 인수 의향자를 찾지 못한 데 따른 조처다. 지분은 지난 2월 6명이 숨진 ‘부산 반야트리 리조트 사고’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삼정기업 70%, 삼정이앤시 10% 등으로 구성된다.

컨소시엄은 그간 업체 4곳과 협의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들은 수익이 큰 일부 시설 개발에만 관심을 보이면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 삼정기업 오너 일가의 보석 석방 이후 관련 절차에 속도가 붙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재 차선책으로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대주단 동의를 얻어 컨소시엄이 직접 사업 정상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컨소시엄은 늦어도 내년 8월 15일까지 구체적인 자구책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최초 제출 기한으로부터 최대 1년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컨소시엄은 어떤 방식으로든 사업을 조속히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입장이다. 삼정기업 관계자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는 해당 사업 추진에 대한 주민 기대가 높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에 부합하도록 이른 시일 내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창원시는 공공기반시설 구축 사업을 일부 추진, 사업 안정화에 나선다. 36억 원을 들여 오는 12월부터 내년 12월까지 사업부지인 구산면 심리 일대와 인근 마을에서 발생하는 오수를 덕동물재생센터에서 처리하도록 길이 2.6㎞의 하수관로를 설치한다.

시는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 2028년까지 이를 포함해 총 390억 원을 투입, 사업 부지 내 상하수도, 주차장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조성민 시 해양항만수산국장은 “공공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기반시설을 우선 설치해 주민 불편을 해소함으로써 사업 안정화 등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업은 민간 4780억 원 등 5170억 원을 들여 해안가인 마산합포구 구산면 일대 284만여 ㎡ 부지에 휴양 시설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2017년 시와 컨소시엄이 실시협약을 체결한 뒤 토지 수용 문제로 사업이 멈췄고 6년 만에 해소하는 듯했으나 반야트리 사고가 발생, 다시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