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진 대학생 선배가 모집책 역할”
- 경북·충북 등서도 추가납치 신고

캄보디아로 떠난 한국 대학생이 고문으로 숨지는 등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가 늘어나자, 경찰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범죄 피해 사망자 등의 전수조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이미지. 국제신문DB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13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대학생 사건처럼 사망 사례가 경찰에 접수된 게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경찰은 캄보디아 범죄 대응책으로 코리안 데스크(한인 사건 처리 전담 경찰관) 설치, 경찰 영사 확대 배치, 국제 공조수사 인력 30명 보강 등을 추진 중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캄보디아는 다른 동남아국가에 비해 경찰 간 협조 관계가 원활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외교부 등 관계 당국과 협조해서 계속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올해 1~8월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을 통해 캄보디아에 20건의 국제공조를 요청했지만, 실제 회신은 6건(30%)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최근 5년간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송환한 범죄인은 147명이라고 밝혔다. 2021년 18명, 2022년 26명, 2023년 22명, 2024년 48명으로 급증 추세다. 올해는 1월부터 8월까지 33명이 송환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취업 사기 이후 감금을 당했다며 한국 공관에 들어온 신고는 2021년 4건, 2022년 1건에 머물다 올해 1~8월 330건으로 급증했다.

유 직무대행은 “다음 주 캄보디아 경찰청 차장과의 양자 회담에서 캄보디아 내 코리안 데스크 설치 및 현지 경찰의 강력 대응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캄보디아 관계 당국과의 업무협약(MOU) 체결, 인력 파견 규모 논의 등이 필요해 코리안 데스크가 단기간에 설치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지난 8월 캄보디아 깜폿주 보코산 지역에서 고문으로 숨진 대학생 박모(22) 씨 사건과 관련, 현지 범죄조직과 연결된 국내 연계조직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충남에 있는 대학에 재학 중이었던 박 씨는 같은 대학에서 만난 선배 홍모(20대) 씨 소개로 캄보디아로 출국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대포통장 모집책 홍 씨의 윗선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 국민의 캄보디아 내 감금·실종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충북에서 20대 3명이 현지에 감금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경북에서도 30대가 캄보디아 출국 뒤 해외 범죄 조직에 납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원주 제주 등지에서도 같은 내용의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