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연합뉴스

비상계엄으로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에게 공동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시민들이 소를 취하했다.

시민들을 대리하는 김경호 변호사(법률사무소 호인)은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20부(이세라 부장판사)에 소 취하서를 제출했다. 김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재판부의 엄격한 보정명령 때문에 소 취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정은 소송상 제출하는 서류나 소송상 행위에서 불충분한 점이나 잘못된 점을 보충하거나 고치는 것을 말한다. 기간 내에 보정하지 않는 때에는 재판장이 명령으로 소를 각하할 수 있다.

김 변호사 주장에 따르면 재판부가 “제출된 2만8000명의 원고 명단뿐만 아니라 처음 제출한 1만2225명도 사실상 거부했다”며 “까다로운 조건에 맞춰 1만2225명의 명단을 추려 제출하자, 처음 제출했던 명단과 동일해야 한다는 황당한 보정명령을 내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판부의 만행에 공적 분노를 느껴 수백만원의 손해를 보더라도 소를 취하했다”며 “이번 주 다른 재판부에 다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김 변호사는 시민 1225명을 대리해 서울중앙지법에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를 상대로 1인당 1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 소장을 제출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공동으로 계엄 책임을 묻는 첫 손해배상 소송이었다.

앞서 지난 7월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로 정신적 피해를 본 시민들에게 10만 원씩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