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내년부터 평준화 추진” 밝혀

부산 사하구가 부산지역 16개 구·군 중 유일하게 일반고와 특성화고에 대한 교육경비 보조금을 차등 지급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취업이 우선인 특성화고와 달리 대학 진학이 목적인 일반고에 학력신장을 이유로 평균 5배 가까운 지원금을 몰아줬다. 사하구는 2025년 사하 올(ALL)맞춤 교육경비 지원사업에 따라 관내 일반고 10곳 평균 4159만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일반고는 지원금을 학력 신장과 진로 진학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비로 사용한다. 이는 2006년 제정된 사하구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지급된다.

문제는 일반고에 비해 특성화고의 지원금이 턱없이 적다는 것이다. 사하구 내 특성화고 4곳은 평균 862만 원을 지원받았는데, 이는 일반고 평균 지원금의 20% 수준이다. 최근 3년간 평균 지원 현황은 일반고가 ▷2023년 3454만 원 ▷2024년도 5219만 원 ▷2025년도 4159만 원인 반면, 특성화고는 ▷2023년 640만 원 ▷2024년 883만 원 ▷2025년 862만 원으로 차이가 크다.

차등 지급 이유로는 심의위원회가 정한 기준금액이 꼽힌다. 구는 관내 모든 초등학교와 중학교에는 지원 기준금액을 각각 600만 원, 700만 원으로 동일하게 정했다. 하지만 고교 지원 기준금액은 일반고 3920만 원, 특성화고 750만 원으로 차등 적용했다. 이에 대동고는 일반고 중 최다 지원액인 5080만 원을 받아 교과심화·보충과 면접 심화 특강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 반면 특성화고인 대광고는 ▷창업 ▷뷰티전공 심화 ▷원예 동아리 운영을 위해 2650만 원을 신청했지만 1000만 원을 받는 데 그쳤다. 관내 한 특성화고 관계자는 “취업 목적 외에도 대학 진학을 위해 방과 후 국·영·수 위주의 교과 수업이 필요한데, 일반고에 비해 지원액이 적어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부산지역 16개 구·군 모두 교육경비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사하구만 유일하게 차등 지급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사하구의회 유영현 의원은 “일반고와 특성화고는 교육 과정만 다를 뿐 하나의 고교라는 측면에서 차별을 둘 이유가 전혀 없다”며 “구의 행정적 편의로 특성화고가 그간 소외당하고 있었던 만큼 사업비 증액을 통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구는 내년부터 모든 고교의 지원액 평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재정 여건상 총사업비를 늘릴 순 없어 일반고 측과 조율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