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진·사하구처럼 ‘철퇴’ 내려
- 불법 주정차 車 동일하게 간주
- 명지·신호동에 주차장도 추가

보행로 곳곳에 개인형 이동장치(PM)가 방치되는 사례가 늘어나 시민 불편이 가중되는 가운데 부산 강서구가 직접 견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PM 전용 주차시설도 추가로 조성해 관련 안전사고를 예방할 방침이다.

부산 강서구 관내 보행로에 방치된 PM 장치들. 강서구 제공

강서구는 최근 ‘PM 이용안전 증진계획’을 마련, 내년부터 본격 시행에 나선다고 15일 밝혔다. 구는 이 계획에 따라 관내 보행로에 방치된 PM을 직접 수거해 견인한다. 견인 대상은 무단방치 민원을 접수한 구의 수거 요청 이후 1시간 안에 수거되지 않고 방치된 PM 운영업체 소유의 전동킥보드 전동이륜평행차 전동자전거 등이다.

구는 업체에 견인 요금과 보관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편도 5㎞까지는 4만 원을, 이를 초과하면 1㎞당 1000원을 추가한다. 보관 요금은 30분당 700원이다. 하루 1만5000원을 상한으로 해 최대 한달간 보관료를 물린다. 이 같은 요금 체계는 주차 위반 자동차의 견인 비용 산정 기준을 참고한 것이다. 보행로에 방치된 PM을 불법 주정차한 차량과 동일하게 간주하는 셈이다.

구는 최근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가 확산하는 추세에 따라 도로변에 PM이 무단 방치돼 주민의 통행을 방해하는 문제가 심각해지자 직접 견인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강서지역에서 PM을 운영하는 업체는 6곳으로, 이들이 소유한 PM은 705대에 달한다. 강서구에서는 방치된 PM으로 인한 통행불편 민원이 지난해 65건이 제기됐고, 올해는 지난 4월까지 22건이 접수됐다. 방치된 PM에 걸려 넘어졌다는 신고도 이어진다. PM 방치에 따른 안전 사고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공유 모빌리티 기기를 직접 견인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강서구에 앞서 지난해 부산진구와 올해 초 사하구가 무단방치 PM에 칼을 빼 들었다. ▷남구 ▷북구 ▷해운대구 ▷금정구 ▷연제구 ▷수영구는 직접 견인하는 대신 견인대행업체를 지정해 사고를 막고 있다.

개인형 이동장치 대여업은 관할 지자체의 인허가가 필요하지 않아 사업자가 우후죽순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구는 PM 전용 주차시설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명지2동 중앙상가 일원에 전용주차구역 6곳이 있는데, 내년까지 명지1·2동과 신호동을 중심으로 10곳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전용주차구역에는 4대까지 PM을 거치할 수 있는데, 구는 거치대 설치와 주차선 도색 등에 3000만 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조만간 예산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강서구 관계자는 “PM은 도로교통법에 개인형 이동장치의 정의와 종류만 규정돼 있을 뿐 불법운행자의 제재방안 등은 없어 관리·감독이 쉽지 않다”며 “각급 학교에 PM 안전수칙 교육을 철저히 해달라는 협조문을 보내고 지역 경찰과 함께 안전한 보행로 만들기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