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교육 현장을 가다 <4> 독일 혁신교육 탐방
시험·숙제 대신 ‘하고 싶은 공부’… 팀별 프로젝트 수행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2017.09.21 18:53
# 비스바덴시 ‘캠퍼스 클라렌탈’
- 생후 6개월~고교생 함께 다니고
- 고학년이 저학년 수학과목 지도
- 일찍 등교해 학교서 모두 해결
- 봉사 등 소셜워크·프로젝트 수업
#‘알렉세이 폰 야블렌스키 학교’
- 화가·연출가 초청 예술중심 수업
- 1년에 4주 수업대신 연극 진행
- 학년별 지적성장 맞는 주제 탐구
- 다문화 학생도 차별없이 생활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헬레네 랑에 학교는 공교육 혁신의 상징이자 영국의 서머힐·프랑스의 프레네와 더불어 유럽의 3대 대안학교로 불린다. 원래 입시 중심의 김나지움 스쿨이었다가 종합학교로 변화를 이뤄냈다. 시험이나 숙제가 없는데도 인문계 고교를 제치고 독일 내 학습능력 평가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헬레네 랑에는 공교육 붕괴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혁신 학교를 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독일 역시 오래전부터 재정 부족과 과도한 학습량으로 교육의 위기를 겪었기 때문이다. 헬레네 랑의 성공에 고무된 독일은 공동체적 삶과 창의력을 중시하는 혁신학교를 확대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근교에 위치한 ‘캠퍼스 클라렌탈’과 ‘알렉세이 폰 야블렌스키 학교’가 그 예다.
■무학년제, 공동체적 생활
지난 8일 독일 비스바덴 시에 있는 종합학교 ‘캠퍼스 클라렌탈’을 찾았다. 2007년에 설립된 이곳은 생후 6개월부터 고등학생까지 재학 중인 실험적인 학교다. 초등학교 1~4학년이 함께 수업하고 있는 교실에 들어가니 색다른 풍경이 눈이 들어왔다. 고학년이 자신보다 어린 학생의 수학 공부를 가르쳐주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학생 4명과 교사가 함께 모형을 놓고 수학 문제를 풀기도 했다. 20여 명의 학생 중 학습부진아나 정서불안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은 전문 교사가 옆에서 돕는다. 학생들이 서로간의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한 수준을 존중하는 수업 방식이다.
기존의 교과수업과는 다른 프로젝트 코스도 눈에 띈다. 프로젝트의 절반은 교사가 지도하거나 연습시키는 데 사용되고 나머지는 학생들이 스스로 조직하고 꾸려간다. 600명가량의 전교생은 매주 월요일 오전이면 함께 모여 일부 그룹의 발표를 듣는다. 교사들은 “학교의 핵심은 아이들이다. 학교에 학생을 맞추는 게 아니라 학교가 학생에 맞춘다. 개인에게 최적화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클라렌탈의 교육목적 중 하나는 ‘지속 가능한 교육’이다. 무엇을 가르치기보다 학교생활 속에서 학생들이 자연스레 몸에 익히도록 한다. 학교라는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가고 배우는 것이다. 학생들은 오전 6시 30분이면 문을 여는 학교에서 모든 것을 해결한다. 교과서를 집에 갖고 가거나 별도의 참고서를 가져올 필요도 없다.
대신 기금마련, 사회봉사 인턴십, 여행하기와 같은 소셜워크와 프로젝트 수업이 많다. 막시밀리안(10) 군은 “오후 4시 에 수업이 마치면 학교 공부방에 남아서 6시까지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독일에서도 일반 학교는 일방적인 지식전달을 하고 대입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지만 클라렌탈에는 시험과 숙제가 없다. 학교 수업은 온전히 우리의 것”이라고 말했다.■‘하고 싶은 공부’ 시켜
독일에서 활동한 러시아 표현주의 화가의 이름을 딴 알렉세이 폰 야블렌스키 학교. 학교 이름과 걸맞게 예술 중심 수업이 많다. ‘만들고, 표현하고, 행동하는 것’이 교육 방침이다.
학교 곳곳에 학생들이 직접 만든 공연 포스터와 그림이 눈에 띄었다. 학교를 무대로 해 예술가와 연출가 등을 학교로 초청해 연극 프로젝트도 운영한다. 영화·연극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4주 동안에는 아예 수업이 열리지 않는다.
독일의 경우 초등학교 4학년을 마치면 인문계 학교인 김나지움 또는 실업계 학교(레알슐레 또는 하우프트슐레)로 진학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곳은 이들 학교 3곳의 특징을 합쳐 놓은 종합학교 격이다.
이 학교의 특징은 5학년부터 10학년까지 학년별로 여러 학문 분야가 관련된 학제 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5학년은 학교와 친구들에 대해 알아보기, 8학년 또래집단에 대한 연구, 9학년 나치의 만행에 대한 연구, 10학년 직업현장실습 등 학년별로 지적 성장에 맞는 주제를 정해 학생들이 일 년 동안 자유롭게 연구하는 것이다.
이 학교의 또다른 특징은 다문화적인 교육이다. 핀란드, 덴마크 등 앞서 다른 유럽 학교에서는 볼 수 없었던 히잡을 두른 난민 학생들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하스테렌 교장은 “학교의 교육 목표는 교과 지식, 자아완성과 사회성이다. 또한 상상하는 능력인 표상 능력을 길러주는 예술과목과 프로젝트 수업을 확대해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업을 이끌고 각종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독일)=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 생후 6개월~고교생 함께 다니고
- 고학년이 저학년 수학과목 지도
- 일찍 등교해 학교서 모두 해결
- 봉사 등 소셜워크·프로젝트 수업
#‘알렉세이 폰 야블렌스키 학교’
- 화가·연출가 초청 예술중심 수업
- 1년에 4주 수업대신 연극 진행
- 학년별 지적성장 맞는 주제 탐구
- 다문화 학생도 차별없이 생활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헬레네 랑에 학교는 공교육 혁신의 상징이자 영국의 서머힐·프랑스의 프레네와 더불어 유럽의 3대 대안학교로 불린다. 원래 입시 중심의 김나지움 스쿨이었다가 종합학교로 변화를 이뤄냈다. 시험이나 숙제가 없는데도 인문계 고교를 제치고 독일 내 학습능력 평가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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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퍼스 클라렌탈의 한 교실에서 학생들이 편안한 자세로 수업하고 있다. 정홍주 기자 |
■무학년제, 공동체적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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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퍼스 클라렌탈은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이 어울리며 공동체적 생활을 한다. |
기존의 교과수업과는 다른 프로젝트 코스도 눈에 띈다. 프로젝트의 절반은 교사가 지도하거나 연습시키는 데 사용되고 나머지는 학생들이 스스로 조직하고 꾸려간다. 600명가량의 전교생은 매주 월요일 오전이면 함께 모여 일부 그룹의 발표를 듣는다. 교사들은 “학교의 핵심은 아이들이다. 학교에 학생을 맞추는 게 아니라 학교가 학생에 맞춘다. 개인에게 최적화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클라렌탈의 교육목적 중 하나는 ‘지속 가능한 교육’이다. 무엇을 가르치기보다 학교생활 속에서 학생들이 자연스레 몸에 익히도록 한다. 학교라는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가고 배우는 것이다. 학생들은 오전 6시 30분이면 문을 여는 학교에서 모든 것을 해결한다. 교과서를 집에 갖고 가거나 별도의 참고서를 가져올 필요도 없다.
대신 기금마련, 사회봉사 인턴십, 여행하기와 같은 소셜워크와 프로젝트 수업이 많다. 막시밀리안(10) 군은 “오후 4시 에 수업이 마치면 학교 공부방에 남아서 6시까지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독일에서도 일반 학교는 일방적인 지식전달을 하고 대입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지만 클라렌탈에는 시험과 숙제가 없다. 학교 수업은 온전히 우리의 것”이라고 말했다.■‘하고 싶은 공부’ 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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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세이 폰 야블렌스키 학교의 프로젝트 시간. |
학교 곳곳에 학생들이 직접 만든 공연 포스터와 그림이 눈에 띄었다. 학교를 무대로 해 예술가와 연출가 등을 학교로 초청해 연극 프로젝트도 운영한다. 영화·연극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4주 동안에는 아예 수업이 열리지 않는다.
독일의 경우 초등학교 4학년을 마치면 인문계 학교인 김나지움 또는 실업계 학교(레알슐레 또는 하우프트슐레)로 진학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곳은 이들 학교 3곳의 특징을 합쳐 놓은 종합학교 격이다.
이 학교의 특징은 5학년부터 10학년까지 학년별로 여러 학문 분야가 관련된 학제 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5학년은 학교와 친구들에 대해 알아보기, 8학년 또래집단에 대한 연구, 9학년 나치의 만행에 대한 연구, 10학년 직업현장실습 등 학년별로 지적 성장에 맞는 주제를 정해 학생들이 일 년 동안 자유롭게 연구하는 것이다.
이 학교의 또다른 특징은 다문화적인 교육이다. 핀란드, 덴마크 등 앞서 다른 유럽 학교에서는 볼 수 없었던 히잡을 두른 난민 학생들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하스테렌 교장은 “학교의 교육 목표는 교과 지식, 자아완성과 사회성이다. 또한 상상하는 능력인 표상 능력을 길러주는 예술과목과 프로젝트 수업을 확대해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업을 이끌고 각종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독일)=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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