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또까르타노 학교
- 두 교실 사이에 유리벽 두고
- 언제든지 협력 수업 진행 가능
- 연령 다른 학생들 그룹 수업
- 무학년제·개별평가 실시해
# 야르벤빠 고교
- 교사·학생·학부모의 소통공간인
- 원형광장 ‘아레나’ 학교 자존심
-‘대학 같이’ 교육과정 자율 선택
- 학급별 아닌 강의따라 수업 들어
“핀란드에선 공부를 못하는 학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줘요. 오히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랍니다. 핀란드 사람들은 공부 잘하는 아이가 뒤 처진 아이를 도와주면서 협력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핀란드 헬싱키에 사는 이보영 씨의 말이다. 한국은 ‘영재교육’에 관심이 많은 반면 핀란드는 ‘배려하는 교육’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교육전문가들이 가장 자주 찾는 나라가 핀란드다. 핀란드는 유치원부터 박사과정까지 전면 무상교육이다. 우리나라처럼 국·영·수를 핵심과목으로 가르치지도 않는다. 숙제와 시험도 거의 없다. 그런데도 핀란드는 OECD 국가가 만 15세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비교하는 테스트인 PISA(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한국과 상위권을 다툰다. 학습 효율화지수(학습시간에 따른 학습 결과)는 더 놀랍다. 핀란드는 학습 효율화지수에서 세계 1위를 기록인 반면 한국은 OECD 30개국 중 24위이다. 경쟁이 우리처럼 심하지 않는데도 공부는 잘하는 비결은 뭘까.
■학교는 구성원을 위해 열린 공간
지난 4일 핀란드 혁신학교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라또까르타노 종합학교를 찾았다. 정문에 들어서자 학생 2명이 한국에서 온 기자 일행을 맞았다. 6~9학년 학생들이 돌아가며 온종일 학교를 찾는 손님을 맞는다고 한다.
이곳은 유치원을 포함해 우리나라 중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9학년까지의 학생이 다닌다. 또한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친환경 학교다. 2009년 학생 친화적인 건물을 짓기 위해 디자인 공모전까지 거쳤다는 건물 내부로 들어섰다. 어두운 북유럽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실내는 밝고 따뜻했다.
“디자인의 핵심 목표는 지역공동체에 열린 공간입니다. 큰 창문을 통해 빛과 공기가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환경친화적인 학교입니다.” 라우라 교사의 설명이다. 교사들이 먼저 ‘공동체를 위한 공간’이라는 교육관을 디자인에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두 개 교실이 하나의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있어 언제든 협력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도 특징이다. 헬싱키의 야르벤빠 고등학교에는 ‘아레나’라고 부르는 중앙광장이 있다. 대개의 핀란드 학교들이 그렇듯이 밖에서 보면 학교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학교에 다가서면 학교 명칭이 들어간 작은 간판과 소박한 출입문이 있다. 북유럽 학교들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점 중의 하나는 ‘화려하지 않은 외양과 편안하고 따뜻한 내부’이다.
야르벤빠 고교의 내부 구조는 학생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하자는 고민 속에서 설계되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원형 광장 주위로 몇 개의 건물이 방사형으로 연결돼 있다. 원형 광장이 야르벤빠의 자존심이자 교사·학생·학부모의 소통 공간이다. 학생들은 광장을 중심으로 배열된 책상과 소파에서 자유롭게 소통한다.
■무학년제, 선택 과목 확대
라또까르타노 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무학년제 수업’이다. 연령이 다른 학생들로 구성된 그룹에서 졸업할 때까지 생활한다. 모든 학생은 개별적인 학업 계획을 세운다. 평가는 비교 평가가 아니라 개별적인 목표에 얼마나 도달했는지를 기준으로 이뤄진다. 목표를 달성했을 경우 새로운 목표를 다시 설정하도록 교사들이 돕는다. 실패한 경우 새로운 방법이나 지원을 통해 더 나은 성과를 볼 수 있도록 지도한다. 학생·부모·교사는 일년에 두 번 함께 모여 상담하고 개별 학습계획을 평가한다.
야르벤빠 학교는 ‘대학 같은 ’고등학교를 지향한다. 교육과정 운영의 핵심은 무학년제와 함께 선택 과정에 있다. 학생들이 2~4년 동안 자신의 역량과 희망에 따라 총 300개의 과목(course) 중 필수 과목 47~51개를 선택하고 나머지는 원하는 분야를 택해 총 75개 과목을 수강하면 졸업할 수 있다.
담임 제도는 없다. 대신 학생 30명당 교사 1명이 멘토가 돼 졸업할 때까지 학생을 돕는다. 우리나라 생활기록부와 비슷한 ‘Wilma System’라는 프로그램에 수강신청부터 수업 내용이 모두 기록된다. 1년은 7주씩 5개 학기로 구성된다. 대학처럼 학생들이 스스로 시간표를 만들고 강의가 빈 자유시간도 누릴 수 있다. 수업 수준은 대학 수준에 버금갈 만큼 높다고 한다.
교육전문가들이 지적하는 핀란드 교육의 또 다른 경쟁력은 교사들의 전문성이다. 핀란드에서 교사는 희망자의 10%만 될 수 있을 정도로 인기 직업이다. 초·중등 교사도 최소한 석사학위 이상을 갖춘 연구직이다. 교사의 인기는 교사의 높은 자율성 보장과 함께 사회적으로 존경받기 때문이라고 안승문 서울시청 교육자문관은 설명한다.
사투 엘로 핀란드 국가교육청 카운셀러도 이 말에 동의한다. 그는 “핀란드 학교는 매우 독립적이다. 교사들은 스스로 코스를 개발하고 학생을 평가할 수 있다. 보고서는 일 년에 한 건 정도만 교육당국에 올리면 된다. 지난 20년간 교육당국에서 수업이나 교육과정에 대한 지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헬싱키(핀란드)=정홍주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 두 교실 사이에 유리벽 두고
- 언제든지 협력 수업 진행 가능
- 연령 다른 학생들 그룹 수업
- 무학년제·개별평가 실시해
# 야르벤빠 고교
- 교사·학생·학부모의 소통공간인
- 원형광장 ‘아레나’ 학교 자존심
-‘대학 같이’ 교육과정 자율 선택
- 학급별 아닌 강의따라 수업 들어
“핀란드에선 공부를 못하는 학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줘요. 오히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랍니다. 핀란드 사람들은 공부 잘하는 아이가 뒤 처진 아이를 도와주면서 협력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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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란드 라또까르타노 학교 내 광장 모습. 큰 창문을 통해 빛과 공기가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환경친화적 건물이다. |
한국의 교육전문가들이 가장 자주 찾는 나라가 핀란드다. 핀란드는 유치원부터 박사과정까지 전면 무상교육이다. 우리나라처럼 국·영·수를 핵심과목으로 가르치지도 않는다. 숙제와 시험도 거의 없다. 그런데도 핀란드는 OECD 국가가 만 15세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비교하는 테스트인 PISA(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한국과 상위권을 다툰다. 학습 효율화지수(학습시간에 따른 학습 결과)는 더 놀랍다. 핀란드는 학습 효율화지수에서 세계 1위를 기록인 반면 한국은 OECD 30개국 중 24위이다. 경쟁이 우리처럼 심하지 않는데도 공부는 잘하는 비결은 뭘까.
■학교는 구성원을 위해 열린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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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르벤빠 고등학교 건물 내에 있는 광장. 이곳은 원형 로비 둘레에 교실이 방사형으로 설계된 독특한 구조다. |
이곳은 유치원을 포함해 우리나라 중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9학년까지의 학생이 다닌다. 또한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친환경 학교다. 2009년 학생 친화적인 건물을 짓기 위해 디자인 공모전까지 거쳤다는 건물 내부로 들어섰다. 어두운 북유럽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실내는 밝고 따뜻했다.
“디자인의 핵심 목표는 지역공동체에 열린 공간입니다. 큰 창문을 통해 빛과 공기가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환경친화적인 학교입니다.” 라우라 교사의 설명이다. 교사들이 먼저 ‘공동체를 위한 공간’이라는 교육관을 디자인에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두 개 교실이 하나의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있어 언제든 협력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도 특징이다. 헬싱키의 야르벤빠 고등학교에는 ‘아레나’라고 부르는 중앙광장이 있다. 대개의 핀란드 학교들이 그렇듯이 밖에서 보면 학교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학교에 다가서면 학교 명칭이 들어간 작은 간판과 소박한 출입문이 있다. 북유럽 학교들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점 중의 하나는 ‘화려하지 않은 외양과 편안하고 따뜻한 내부’이다.
야르벤빠 고교의 내부 구조는 학생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하자는 고민 속에서 설계되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원형 광장 주위로 몇 개의 건물이 방사형으로 연결돼 있다. 원형 광장이 야르벤빠의 자존심이자 교사·학생·학부모의 소통 공간이다. 학생들은 광장을 중심으로 배열된 책상과 소파에서 자유롭게 소통한다.
■무학년제, 선택 과목 확대
라또까르타노 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무학년제 수업’이다. 연령이 다른 학생들로 구성된 그룹에서 졸업할 때까지 생활한다. 모든 학생은 개별적인 학업 계획을 세운다. 평가는 비교 평가가 아니라 개별적인 목표에 얼마나 도달했는지를 기준으로 이뤄진다. 목표를 달성했을 경우 새로운 목표를 다시 설정하도록 교사들이 돕는다. 실패한 경우 새로운 방법이나 지원을 통해 더 나은 성과를 볼 수 있도록 지도한다. 학생·부모·교사는 일년에 두 번 함께 모여 상담하고 개별 학습계획을 평가한다.
야르벤빠 학교는 ‘대학 같은 ’고등학교를 지향한다. 교육과정 운영의 핵심은 무학년제와 함께 선택 과정에 있다. 학생들이 2~4년 동안 자신의 역량과 희망에 따라 총 300개의 과목(course) 중 필수 과목 47~51개를 선택하고 나머지는 원하는 분야를 택해 총 75개 과목을 수강하면 졸업할 수 있다.
담임 제도는 없다. 대신 학생 30명당 교사 1명이 멘토가 돼 졸업할 때까지 학생을 돕는다. 우리나라 생활기록부와 비슷한 ‘Wilma System’라는 프로그램에 수강신청부터 수업 내용이 모두 기록된다. 1년은 7주씩 5개 학기로 구성된다. 대학처럼 학생들이 스스로 시간표를 만들고 강의가 빈 자유시간도 누릴 수 있다. 수업 수준은 대학 수준에 버금갈 만큼 높다고 한다.
교육전문가들이 지적하는 핀란드 교육의 또 다른 경쟁력은 교사들의 전문성이다. 핀란드에서 교사는 희망자의 10%만 될 수 있을 정도로 인기 직업이다. 초·중등 교사도 최소한 석사학위 이상을 갖춘 연구직이다. 교사의 인기는 교사의 높은 자율성 보장과 함께 사회적으로 존경받기 때문이라고 안승문 서울시청 교육자문관은 설명한다.
사투 엘로 핀란드 국가교육청 카운셀러도 이 말에 동의한다. 그는 “핀란드 학교는 매우 독립적이다. 교사들은 스스로 코스를 개발하고 학생을 평가할 수 있다. 보고서는 일 년에 한 건 정도만 교육당국에 올리면 된다. 지난 20년간 교육당국에서 수업이나 교육과정에 대한 지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헬싱키(핀란드)=정홍주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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