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장된 자료 삭제·암호화한 뒤
- 복구 대가 금전요구 해커 많아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를 못 쓰게 망가뜨리는 '랜섬웨어'가 부산시는 물론 기초자치단체에서 사용되는 컴퓨터에도 침투하고 있다. 자칫 행정마비 사태가 올 수 있어 자치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시는 랜섬웨어에 감염돼 피해를 본 관공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10일 밝혔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부산시 컴퓨터 7대, 기초지자체 3대다. 지역 관공서 컴퓨터가 랜섬웨어에 감염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공기관까지 합하면 그 수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 조직적으로 관공서 전산망을 마비시키려 시도한 정황이 나타났다. 부산시는 '@korea.kr' 계정으로 랜섬웨어가 포함된 이메일이 집중적으로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공무원들에게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해당 이메일은 '청와대'나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인터넷진흥원' 등으로 위장한 제목이 많았다. '결재를 했다'는 영문 제목의 이메일인 경우도 있었다. 공무원들은 공직자 통합 메일 계정인 '@korea.kr'로 전달된 이메일을 열어 첨부 파일을 실행하자 피해를 봤다. 그 이후부터 파일을 열 때 암호 입력을 요구하거나 파일이 아예 없어졌다.

이는 랜섬웨어 감염의 전형적인 사례다. 랜섬웨어는 컴퓨터에 저장된 문서와 사진 등 자료를 사용자 모르게 암호화하거나 삭제하는 프로그램이다. 유포자는 이를 푸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한다. 캐나다 명문 캘거리 대학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고 전산망이 마비돼 해커에게 돈을 지급한 뒤 컴퓨터망을 복구한 사례도 있었다.

시에 따르면 아직 파일 복구를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해커는 등장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아직 중요 정보가 유출되지는 않았다. 바이러스 파일의 특성상 아직 유포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