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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남극 2.2㎞ 두께 빙하 아래 호수 구조 규명

극지연구소 ‘청석호’ 구조 확인, 2029년 시추… ‘사전지도’ 완성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 | 2026.02.2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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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남극 수천 미터 빙하 아래 호수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극지연구소 강승구 박사 연구팀은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에서 남동쪽으로 약 270㎞ 떨어진 지점에서 탄성파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극지연구소는 이 탐사로 남극에서 수천 미터 빙하로 덮인 빙저호 ‘청석호’의 세부 구조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극지연구소 제공
극지연구소는 남극에서 수천 미터 빙하로 덮인 빙저호의 세부 구조를 탄성파 탐사 기술로 정밀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빙저호는 거대한 빙하의 압력과 지열로 빙하 하단부가 녹아 형성된 호수다. 수만~수천만 년간 외부와 단절된 채 독특한 생태계를 유지해 ‘지구 속 외계’라 불린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처럼 얼음으로 덮인 천체와 환경이 비슷해 우주 생명체 탐사를 위한 핵심 유사 연구지로도 가치가 높다.

극지연구소 강승구 박사 연구팀은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에서 남동쪽으로 약 270㎞ 떨어진 지점에서 2021~2022년에 수행한 탄성파 탐사 자료를 분석해 빙저호 ‘청석호’의 세부 구조를 규명했다. ‘청석호’라는 명칭은 대한민국 극지연구 초기부터 헌신하며 아시아 최초로 남극과학위원회(SCAR) 의장을 역임한 김예동 전 극지연구소 소장의 호 ‘청석’에서 따왔다.

연구팀 분석 결과, 청석호는 약 2.2㎞ 두께의 빙하 아래 위치하며, 면적은 여의도의 약 8배 크기인 23㎢, 수심은 10m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호수 바닥에는 약 120m 두께의 퇴적층이 쌓인 것으로 추정된다. 논문 제1저자인 주현태 연구원은 “120m의 퇴적층은 과거 남극의 환경 변화 기록의 보관소이자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미지의 미생물들이 존재하는 서식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초고난도 빙저호 시추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사전 정밀 지도’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빙하 내부 구조와 두께를 미리 파악해 시추 위치 선정의 오류를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빙저호 시추는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 국가만이 도전한 고난도 기술이다. 실제 성공 사례인 미국 팀조차 두께 1㎞ 안팎의 빙하에서 작업했던 점을 고려하면, 2.2㎞ 깊이의 청석호 시추는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이 될 전망이다.

극지연구소는 이번 탐사 성과를 바탕으로 해양수산부와 협력해 2029년 청석호 시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The Cryosphere에 지난달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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