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12일 세종시의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날로 침체하는 지방을 살리기 위해 공공기관을 2027년부터 옮기기로 했다. 또 내년에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향후 10년간 재정을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지방 SOC(사회간접자본) 뉴딜’을 추진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

1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세종에서 열렸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이날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수도권 집중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지방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공공기관 2차 이전을 균형 성장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내년에 세부 계획을 세운 뒤 2027년부터 즉시 이전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계획에는 이전 기관과 지역별 배분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350여 곳을 지방으로 옮길 공공기관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또 김 장관은 지방의 노후 사회간접자본의 안전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에 힘을 불어넣고자 특단의 대책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업무보고회에서 거론된 ‘지방 SOC 뉴딜’은 신규 투자의 효과가 지역으로 돌아갈 수 있게 공사 시행 때 지역업체에 주는 가점을 확대하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국토부는 이 제도가 도입되면 10조 원 재정 투입 때 생산효과 20조 원, 고용 창출효과 10만8000명 등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본다. 아울러 지방 미분양 주택 급증을 막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직접 매입’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에 매입할 전국의 물량은 5000호로 정했다. 국토부는 지방의 항공·철도·도로망 확충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세부적으로는 가덕도신공항 설계 및 착공(2026년), 남부내륙철도 착공(2026년), 함양-창녕 고속도로 개통(2026년),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기본계획 고시(2027년) 등이다. 특히 항공 분야에서는 국제선 증편 및 국제-국내선 연계 강화 등으로 지방공항 활성화를 꾀한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10일 내놓은 ‘제4차 항공정책 기본계획(2025~2029년)’에서 가덕도신공항을 명실상부한 관문공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부산 철도지하화 사업과 관련해서는 2027년 기본계획 수립, 2028~2030년 설계, 2030년 착공이라는 일정을 제시했다.

이밖에 국토부는 15개 국가첨단산단 등 성장거점 조성과 지방 교통 기반시설 대폭 확충으로 ‘5극 3특 초광역권’을 실현, 침체된 지역경제가 하루빨리 되살아나게 하겠다는 계획도 업무보고에 담았다. 부산 등 지방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첨단산단 + 도심융합특구 + 신도시’가 결합된 기업형 첨단도시를 조성하는 방안은 내년에 수립한다.

김 장관은 “앞으로 국민을 바라보고, 국민과 자주 만나며, 소신 있게 일하는 국토부를 만들 계획”이라며 “임기 동안 지방 우선 투자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