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의 미분양 주택이 또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반면 공사가 끝난 이후에도 팔리지 않아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많아 건설사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방 건설 경기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여러 가지 정책이 현장에서는 거의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9월 현재 부산의 미분양 주택은 7316가구로 집계됐다. 전월( 7146가구)보다 2.4% 늘었다. 이로써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많았던 8월 수치를 한 달 만에 넘어서면서 두 달 연속 7000가구 이상을 기록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 4월 4709가구에서 5월 5420가구로 늘어난 이후 이후 3개월 연속 5000가구대를 유지하다 8월부터 급증하는 추세를 보인다.

9월 부산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749가구로 8월(2772가구)에 비해 0.8% 감소했다. 하지만 두 달 연속 2700가구를 넘었다. 전국 순위는 대구(3669가구), 경남(3311가구), 경북(2949가구)에 이어 네 번째였다. 지난해 12월 1886가구였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올해 1월(2268가구) 이후 계속 2000가구 이상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하면 수개월 내에 3000가구를 넘어설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제기된다.전국의 9월 미분양 주택은 6만6762가구로 8월(6만6613가구)보다 0.2%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8월(2만7584가구)에 비해 1.2% 감소한 2만7584가구로 파악됐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지방은 수도권보다 사정이 더 나빴다. 비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5만1411가구로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또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체의 83.4%(2만2992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었다.

최근 정부는 지역건설 경기를 살리겠다며 계속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 통계는 지역 주택시장이 계속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에 정부가 기존 정책의 문제점을 살핀 뒤 실효성을 더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한편 9월 중 부산의 전체 주택 인허가 실적은 7776가구로 전년 동기(8가구)보다 크게 늘었다. 1~9월 누적 수치는 2만3548가구가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8964가구)에 비해 24.2% 증가했다. 공동주택 분양 물량은 3245가구로 파악됐다. 전체 주택 착공 물량은 576가구, 준공 물량은 1519가구였다. 또 9월에는 4054건의 주택 매매가 진행됐다. 전월(3016건)과 전년 동기(2741가구)보다 34.4%, 47.9% 늘었다. 9월의 전월세 거래량은 1만2502건으로 8월(1만2097건)과 지난해 같은 달(1만301건)에 비해 각각 3.3%, 21.4%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