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와 오리온이 힘을 합쳐 수산물 가공 합작 법인을 운영한다. 수산 전문 기관과 식품에 특화된 기업 결합이 가져올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노동진 수협중앙회 회장(왼쪽)과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18일 수협 본사에서 합작 투자 계약을 맺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수협 제공

18일 양측은 수협 본사에서 합작 투자 계약을 맺었다. 이어 오는 10월 법인을 설립한 뒤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명칭은 ‘오리온 수협’으로 정했다. 출자 자본금은 600억 원이다. 수협과 오리온은 각각 50%의 지분을 갖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수협은 마른김 등 우수한 품질의 수산물 원물을 공급한다. 오리온수협은 이를 활용해 완제품을 만들어 오리온에 납품하게 된다. 이후 오리온은 자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식품 가공 능력과 홍보력, 유통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의 가치를 높여 국내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처음에는 마른김을 원료로 하는 김 제품 생산에 주력한다. 이후 수산물이 첨가된 스낵류 등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제품 다양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연내 착공을 목표로 국내외에 조미김 공장을 세운다.

업계에서는 양측이 보유한 수산물 공급 능력과 제조·유통 역량이 합해지면 우리나라 수산물의 세계화가 촉진될 것으로 내다본다. 현재 한국은 세계 김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2024년 생산량은 1억5000만 속에 이르렀다.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조4000억 원(약 10억 달러)을 넘어서면서 ‘K-푸드 산업’의 주역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수산업의 체계적인 미래 성장을 위해서는 김 관련 산업의 부가가치를 한층 높여 세계 시장에서 더 높은 위상을 차지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이런 점을 고려, 해양수산부도 2027년까지 수출 10억 달러를 목표로 하는 ‘김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한국 김의 이름인 ‘K-GIM’ 세계화 및 국제 표준화 등도 추진하고 있다. 수협과 오리온은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고자 지난 7월 업무협약을 맺은 지 두 달여 만에 본 계약을 이뤄냈다.

노동진 수협 회장은 “원물 위주의 유통을 넘어 가공·브랜드화·수출까지 아우르는 고부가가치 수산물 산업 선진화의 시발점이 되도록 오리온과 전략적 협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도 “우리 수산물의 해외 시장을 넓히는 한편 글로벌 위상을 확립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수협과의 합작 사업은 자사의 또 다른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