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부산의 건설업 취업자 수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만 명 줄어들며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국의 건설업 취업자 수 감소 폭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14만6000명에 달했다. 고용·생산유발 효과가 큰 건설업에서 취업자 수 감소 추세가 심화하면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산 건설업 취업자 수는 12만4000명(1월부터 6월까지 월별 취업자 수의 평균치)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하반기를 통틀어 2016년 상반기(12만 명)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상반기(13만4000명)와 비교하면 1만 명(7.5%) 줄었다.

특히 2023년 하반기(-2만3000명)와 2024년 상반기(-2만6000명)·하반기(-2만3000명)에 이어 4개 반기 연속 감소세(전년 동기 대비)를 이어갔다. 다만 올해 상반기 감소 폭은 이전보다 절반 이상 축소됐다.

전국도 극심한 부진이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전국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3만900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4만6000명(7.0%) 감소했다. 이 감소 폭은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1999년 상반기(-27만4000명) 이후 26년 만에 가장 큰 것이다. 건설업 취업자 수 자체도 2016년 하반기(192만6000명) 이후 8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건설업 고용(이하 전국 기준) 부진은 20대(-4만3000명)와 50대(-6만8000명)에 집중됐다. 20대는 신규 채용 감소, 50대는 구조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을 비롯한 전국의 건설업 고용 침체는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해당 업종의 위기가 심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상 고용이 경기 후행지표로 해석되는 만큼, 건설업황 부진이 길어져 고용 위기가 왔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 건설업 생산 지표인 건설기성은 지난해 2분기(-3.1%)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4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감소율도 지난해 3분기 9.1%, 4분기 9.7%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21.2%로 크게 확대됐다.

더욱이 미국 관세 정책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 탓에 향후 건설업 경기 개선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건설업이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건설업 경기 부진 장기화가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가 소비·수출 진작 노력을 한다고 해도 건설업이 좋지 않으면 경기 회복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