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 둔화 등 경기 하방압력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이 얼어붙었던 지난 1월부터 6개월 연속 부정적인 진단(하방 압력)을 내린 것이다.

연합뉴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표한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중심의 고용 애로가 지속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경제동향 발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 경제동향 12월호에서 ‘경기 회복’ 문구를 14개월 만에 삭제하며 이전보다 훨씬 부정적인 진단을 내렸다. 비상계엄 선포와 정치 불안에 따른 내수 위축 등을 고려한 진단이었다.

올해 1월호에서는 ‘고용 둔화’ 진단까지 추가하며 ‘하방 압력 증가’ 판단을 내렸고, 이후 6월호까지 계속 이어진 것이다. 우리 경제에 대한 정부의 진단이 올해 들어 급격히 어두워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체적인 지표를 보면 지난달 국내 전체 수출액(572억7000만 달러)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1.3% 줄어들며 4개월 만에 감소세(전년 동월 대비)로 전환됐다. 특히 미국(-8.1%)을 비롯해 중국(-8.4%) 중남미(-11.6%) 등 관세 부과 대상국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관세율이 대폭 인상된 자동차 대미 수출은 32.0% 급감했다.지난 4월 건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7%, 전년 동월 대비 20.5% 각각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도 전월 대비 0.9% 줄었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4.9%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0.7% 각각 감소했다. 이처럼 건설 등 주력 산업 부진에 따라 지난 4월 전산업 생산은 지난 3월보다 0.8% 줄었다. 지난해 4월과 비교해도 0.4% 감소했다.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0.9%, 전년 동월 대비 0.1% 각각 줄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0.4% 감소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8.4% 늘었다.

건설투자는 지난 3월보다 0.7% 감소했고,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20.5% 급감했다.

다만 지난달 소비자심리 지수는 101.8로 기준선(100)을 회복한 것은 물론 전월 대비 8.0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4일 출범한 새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등 소비 진작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기재부는 글로벌 경제에 대해 “주요국 관세 부과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되고 교역·성장 둔화도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경기 회복과 소비 활성화, 취약계층·소상공인 지원 등을 위한 (2차) 추경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우리 기업 피해 지원 등 통상 리스크 대응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