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이대호의 연탄이 멈췄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입력 : 2020-11-23 23:15:54
 
이대호의 연탄이 멈췄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선수는 별명이 ‘겨울 산타’입니다. 14년째 이웃을 위해 연탄을 나눴거든요.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뛸 때도 사랑의 연탄 배달을 멈춘 적이 없습니다. 올해는 이대호가 리어커에 연탄을 가득 싣고 산복도로를 오르는 풍경을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때문입니다. 부산연탄은행 강정칠 대표는 23일 “수도권의 확진자 증가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돼 어쩔 수 없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코로나19는 저소득층을 가장 먼저 아프게 합니다. 강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11월 한 달간 6만7000장의 연탄이 이웃에 전달됐는데 올해는 1만8000장으로 줄었습니다. 무려 75%가 감소한 겁니다. 내달 예정된 연탄나눔 행사도 3건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경기 불황의 여파로 연탄 기부가 감소한 것은 물론 감염병 확산 우려 때문에 자원봉사자 모집도 쉽지 않습니다.

 연탄 한 장의 화력은 1만6000㎉로 기름 2ℓ의 열량과 비슷합니다. 넉넉잡고 하루 세 장이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 그래서 시인 안도현은 ‘삶이란 나 아닌 다른 이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연탄 한 장)이라면서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너에게 묻는다)고 세상을 향해 묻습니다.

 현재 부산에서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는 1000곳 정도로 추산됩니다. 대부분 아미동·남부민동·감천동을 포함해 산복로도에 거주하는 기초생활보호 대상자나 홀몸 노인들입니다. 이대호의 연탄은 ‘연탄’을 넘어 소외된 이웃에게 말을 거는 ‘연대’이기도 합니다. 하루 빨리, 이대호의 연탄이 다시 산복도로를 누비는 날이 오길 기원합니다.
2일 오전 부산 사상구 아미동 일대에서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선수가 팬들과 함께하는‘사랑의 연탄배달’행사에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김종진기자 kjj17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