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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펫셔니스타 탱구’ |
이런 열애설이 발표될 때면 으레 전쟁터가 되고 마는 인터넷 댓글창엔 “ 선남 선녀네” “이왕이면 오래 예쁜 사랑 하길” 등의 선플이 다수였다.(물론 열애설에 실망하고, 마음 아파하는 댓글도 있었다)
김희철 역시 팬들의 응원에 놀라고 감사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최근 한 방송에서 “응원해주는 마음들이 한편으론 죄책감이 들더라”고 열애 후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쯤에서 궁금증이 생긴다. 왜 어떤 열애는 지지를, 또 어떤 열애는 질타를 받게 되는 걸까?
그 사례를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같은 그룹에서 활동하다 아나운서 김사은과 결혼을 발표한 성민은 팬들로부터 퇴출 요구를 받아 슈퍼주니어 정규 8,9집은 물론 현재 활동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그룹 멤버인데 왜 반응이 다른가, 도대체 팬들의 기준이 뭔가, 싶을 것이다.
단 한 번도 누군가의 팬이 되어 본 적이 없는 ‘머글’인 당신을 위해, 오랜 덕후인 기자가 이 미묘한 ‘차이’를 설명해 주고자 한다.
(*주의, 글을 다 읽고도 이해가 안 될 수 있다.)
■ 꿈인 거 알아, 하지만 그걸 직접 말해 줄 필요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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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사은과 결혼 발표 과정에서 팬들을 ‘기만’ 했다는 이유로 질타받고 있는 슈퍼주니어 성민, 성민 인스타그램 |
또한, 방송에 나오는 ‘우리 오빠’의 모습이 실제 ‘우리 오빠’와 완전히 같지는 않으리란 것도 어렴풋이 알고 있다. 한 마디로 “내가 쫓는 것은 환상이다” 라는 사실을 내면에 간직한 채로 팬질을 하고 있단 뜻이다.
팬들은 바보가 아니다. 비이성적인 사람들도, 미친 사람들도 아니다. 그 모든 것을 머리론 알면서도 환상이 주는 달콤함을 얻기 위해, 혹은 내가 이룰 수 없는 어떤 것을 누군가가 대신 성취하는 것을 보고 만족하기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이다. 그것이 ‘팬질’이다.
누군가의 ‘환상’으로 먹고 사는 존재인 스타는 팬의 환상을 함부로 깨뜨려선 안된다. 이것은 스타와 팬 사이의 암묵적 룰이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스타도 늙고, 팬도 늙어서 더 이상 환상에 기댈 필요가 없어지면 모를까. ‘선’을 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하는 것이 스타의 도리인 것이다.
김희철 정도의 외모가 되는 남성은 솔로인 것이 비정상이다. 모모 이전에도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숱하게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김희철은 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감추면서 팬들의 ‘유사연애 환상’을 최대한 지켜줬다. 또한 긴 세월 동안 사건 사고 하나 일으키지 않으며 ‘스타’라는 존재에 대한 환상도 지켜줬다.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연신 표현했다.
그러나 성민은 달랐다. 성민은 팬들에게 해 주는 사인에 김사은을 의미하는 Mi를 넣는 등 연애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또한 이에 대해 서운해하고 피드백을 원하는 요청하는 팬들의 댓글을 모두 삭제하는 등의 행동을 했다.
그는 ‘환상’을 깼고 ‘선’을 넘었다. 팬의 귀에다 대고 “그래 너는 이제껏 환상을 쫓은 거야” 라고 외친 거나 다름없었다. 팬이 아닌 사람들이야 “연애를 하든 말든 결혼을 하든 말든, 왜 저 난리냐” 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토록 무참하게 환상을 깨부숴버리는 배려 없는 행위는 팬들에겐 어마어마한 충격이었던 것이다.
■ 머글들은 진짜 모를, 이 복잡미묘한 관계
위의 문장까지 다 읽고 받아들이셨다면, 당신은 어느 정도 팬의 심리를 이해하게 된 것이다. 그래도 100퍼센트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랑에 대한 글을 많이 읽어도 진짜 사랑을 해 보기 전엔 절대 모르는 것처럼, 팬질이라는 것도 그렇다.
현실에 살면서도 환상이 된 사람들, 스타라는 건 그런 존재고 팬들은 이를 마음에 담은 사람들이다. 이 글을 읽으신 분은 각종 열애설 이슈에 마음 아파 하는 팬들에게 무작정 “팬이 스타의 행복을 빌어줘야지 어떻게 그러냐” 라고 험한 말 하지 마시기를.
팬들은 이미 충분히 힘들어 하고 있으니까요.
정은진 기자 jej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