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와 장애인단체 대표는 TV 토론까지 했지만 공감대 형성은 하지 못했는데요. 뉴스레터 ‘뭐라노’가 장애인 이동권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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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동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에 탑승하는 모습. 이세영PD |
취재진은 뇌병변 장애인인 김승일(42) 씨와 함께 부산도시철도 2호선 개금역부터 1호선 연산역까지 동행했습니다.
전동 휠체어를 탄 김 씨가 서면역에서 열차에 오릅니다. 천천히 다가가자 휠체어 뒷바퀴가 연단(플렛폼과 열차 사이 틈)에 빠집니다. 김 씨는 다음 열차가 도착하자 연단에 빠지지 않도록 휠체어 속도를 높여 탑승합니다. 때로는 휠체어 앞바퀴가 연단에 부딪혀 튀어 오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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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일 활동가가 전동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 연단을 건너는 모습. 이세영 PD |
부산 지하철 역사 중 연단 간격이 10cm를 초과하는 역은 9%인 총 10곳. 1호선의 대티 남포 서면 연산 교대 장전역까지 6곳. 2호선은 문현과 부산대양산캠퍼스역. 3호선은 연산 종합운동장역입니다.
[김승일 부산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예전에 자동문이 설치되기 전에는 한 번 바퀴가 빠진 적이 있어서 손님들이 들어 올려주고 난리가 아니었었거든요. 앞바퀴가 들어가면서 튕겨요. 튕기면서 이게 뒤로 꺾일 수도 있고 되게 위험해요. 근데 교통공사 측에서는 아직까지 이런 걸 100%라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연단 발빠짐 사고는 86건이 발생했습니다. 2005년 연단 간격을 10㎝ 이하로 제한하는 도시철도법 개정안이 시행됐으나 2005년 이전 설치된 역사엔 강제력이 없습니다.
[김승일 부산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비장애인들은 무슨 약속을 한다든지 어딜 간다든지 하면 무엇을 입을까, 화장을 어떻게 할까 걱정하지만 저희는 전날부터 미리 동선을 다 짜야 돼요. 뭐 타고 가야 되지? 걱정할 게 너무 많죠. 길은 어떨까, 내가 안 가본 길은 어떤 돌발상황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그러면 ‘이거 어떻게 해야 되지?’ 할 때가 많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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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면역 연단간격. 이세영 PD |
[안상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강화하기 위하여 2023년부터 시내버스는 저상버스로 의무 교체하고,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고속·시외버스 도입을 확대하겠습니다. 지하철 역사당 1개 이상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이용객이 많은 지하철 역사는 역사당 2개 동선 확보를 단계적으로 추진하여….”
대중교통 뿐 아니라 인도 역시 장애인 이동권을 제약합니다. 부산뇌성마비장애인부모회와 사회복지연대가 지난해 9월부터 3주간 보도블럭 턱 높이와 점자블록 파손 여부를 조사했더니 유효 보도폭과 점자블록 위치가 잘못된 곳이 상당수였습니다.
[박은희 부산뇌성마비 장애인 부모회장] “인도를 갈 때 길이 넓어 보이지만 그 사이에 가로수나 그런 장애물들이 있을 때 휠체어가 가다가 못 갈 때도 있고요. 보도블록들이 깨져있거나 기울어져 있고 경사가 특히 있으면 가기 힘들어요. 다 같이 가는 그런 사회가 되려 하면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되고 같이 가는 생각이 있어야 되는데….”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 “유효 도로 폭이 법적으로는 1.3m인데 사실 교행하려면 1.5m 내지는 2m가 돼야 해요. 그런데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 건 1.3m예요. 유효도로폭이 안 되는 곳이 많다는 거죠. 이제 장애인들이 위험하지 않는 상황이 될 수 있도록 개선해야 된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 없는 사회 구현이 가능할까요? ‘뭐라노’가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