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와 전라도 경계를 흐르는 섬진강 어민들이 울상입니다. 특산물인 재첩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경남 하동에선 재첩을 잡는 어민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동과 섬진강을 사이에 둔 전남 광양도 사정은 마찬가지. 뉴스레터 ‘뭐라노’가 섬진강 어민들을 만나 ‘재첩 실종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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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에 서식하는 재첩. 지난해와 올해 수확량이 크게 감소했다. 이세영 PD |
요즘 섬진강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 어민들은 재첩이 없어 울상입니다. 재첩철인 4월부터 11월까지 수확량이 2019년 149톤에서 2020년 89톤으로 줄더니 지난해 79톤에 그쳤기 때문.
[신철주 섬진강 재첩 어민] “2021년도에는 (수확량이) 거의 제로였어요 제로. 저희들은, 어민이 아니고 공사장에가서 일하고 그랬죠. 2019년도에 한 대야를 잡았다면, 한 대야에 100kg정도 들어가요. 지금 5kg에서 10kg정도, 올해 잡는 양이 그정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재첩 실종의 1차 원인은 자연재해. 하동은 2020년 8월 하루 최대 500mm 넘게 내린 집중호우와 섬진강 상류댐 방류까지 더해져 엄청난 홍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수해로 인해 퇴적물이 밀려와 재첩서식지를 파괴한 것입니다. 작년 10월부터 진행된 섬진강 퇴적토 준설 작업 때문에 올해 제첩 수확이 더 힘들어진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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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첩이 없는 섬진강 어민의 빈 대야. 이세영 PD |
[신철주 섬진강 재첩 어민] “우리가 이쪽 섬진강의 재첩을 채취하는 어업구간은 강수량이 200mm도 안왔어요. 그정도 같으면 대홍수가 날 수 없거든요. 섬진강댐에서 초당 1800톤, 주암댐에서 초당 1200톤인가 흘려보냈대요. 초당. 그 영향이죠. 48시간 동안 물이 계속 불었어요. 그러니까 감당이 안돼요.”
[백양국 광양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수해는) 거의 인재에 가깝죠. 자연재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집중 호우가 발생했잖아요. 거기에서 사전에 대비가 돼야 되는데 댐 관리에 대한 사전 대비 부분이 미흡했던 거죠.”
재첩이 잡히지 않다 보니 하동 상권도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서해안 재첩을 구해 쓰는 음식점도 많습니다.
[섬진강 인근 재첩국 식당 주인] “그전보다 이제 조개 크기도 적고, 수해 입고나서부터 양도 적고. 가격이나 이런 게 원래 재첩 잡는 분들이 양이 적거나 이러면 (재첩)가격 자체가 올라가다보니까….”
[안상호 섬진강사람들 영어조합법인 대표] “서해안의 새만금 쪽에서 부안쪽에서 (재첩이) 많이 나옵니다. 이제 서해안에서 (재첩)양이 많이 나오다 보니까 그걸로 (상인들이) 대체를 많이 하고 있고요. 특히 작년 같은 경우 홍수로 인해 아예 재첩이 없었기 때문에 거의 대체를 많이 했고, 섬진강 재첩이 양이 작거나 없을 때 서해안 재첩으로 대체를 합니다.”
홍수 피해가 난 뒤 지난해를 눈물로 보낸 어민들. 언제쯤 다시 섬진강 재첩을 만날 수 있을까요. ‘뭐라노’가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