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광주전남이주노동자네트워크가 확보한 이달 초 촬영된 영상에는 이곳 노동자가 이주노동자 A씨를 비닐로 벽돌에 묶어 지게차로 옮기는 모습과 이 모습을 보고 웃으며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다른 노동자의 모습 등이 담겨 있다. 광주전남이주노동자네트워크 제공. |
한국에서 이주노동자가 합법적으로 거주하려면 비자가 필요합니다. 이때 고용허가제 비자를 받고 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은 국내에 합법적으로 취업할 수 있지만, 동시에 사업장 변경이 극도로 제한됩니다. 특정한 업체의 특정한 근로 조건을 전제로 입국했기 때문이죠. 고용된 업체의 휴·폐업 등 이주노동자의 귀책 사유가 없는 경우에는 사업장 변경 승인을 신청할 수 있는데요. 이직은 첫 3년간 3회까지, 나머지 1년 10개월은 2회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폭행 등 예외적인 이유로만 횟수에 상관없이 사업장을 옮길 수 있지만, 변경 후 3개월 이내에 재취업해 서류 등록을 하지 못하면 비자를 잃어 불법 체류자나 강제 출국 대상이 됩니다.
고용허가제 비자 발급은 사업장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항의하기 쉽지 않은데요.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이주노동자와 고용주 간 위계를 견고히 해 임금 체불은 물론 상시적 폭력과 같은 인권 침해를 발생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입니다. 대다수 이주노동자는 외부의 적극적 도움 없이는 폭행, 임금 체불, 성희롱 등 피해를 보고도 침묵할 수밖에 없죠. 고용허가제는 유엔과 국제노동기구(ILO)도 문제점을 지적한 적 있는 악명 높은 제도입니다.
민주노동연구원은 ‘고용허가제 대안 연구’ 보고서에서 “고용허가제는 정주화를 막기 위해 단기간 일을 시키고 돌려보내는 단기순환 제도로 설계됐지만 장기간 숙련된 노동력을 원하는 사업주의 요구에 의해 10년 가까이 일하는 제도로 변화했다”며 “그러나 사업장 변경 제한, 열악한 임금과 근로조건, 임시가건물 기숙사 등 주거환경 문제, 높은 산재사고·사망률, 심각한 임금체불 등 권리 침해와 차별은 나아지지 않고 모든 권한은 사업주에게만 주어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사업장 변경 자유 보장, 숙소 기준 명확화, 산재 근절과 건강권 보장 등을 요구했죠.
노동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용허가제 개선책을 포함한 이주노동자 보호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주노동자가 일터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위험한 근무 환경에 놓이면 원활히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게 고용허가제를 개편할 것”이라며 “모든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근무 환경, 산업 안전, 고용 서비스 등을 통합 지원하는 지원 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