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코로나 팬데믹과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해외에 진출한 기업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원가 상승 압박을 받는 이런 기업은 계속해서 외국에 생산공장을 유지해야 할까요, 아니면 국내로 다시 눈을 돌려야 할까요? 이번 주 ‘이거 아나’ 주제는 ‘리쇼어링(Re-shoring)’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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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쇼어링을 설명하기 전 기업이 왜 제조공장을 해외에 두게 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자국의 생산업체들이 유연한 노동력과 비용 절감 등을 위해 기업의 업무 일부를 비교적 인건비가 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을 ‘오프쇼어링(Off-shoring)’이라고 합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임금 격차와 IT기술의 발달 등으로 생겨난 생산 방식입니다. 아웃소싱과 비슷하지만 단순히 ‘생산설비 등에 국한된 제조공장 이전’을 뜻하는 아웃소싱보다 넓은 의미로 쓰입니다.
이렇게 보면 양 국가 간 기업과 노동자 둘다 윈윈하는 전략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프쇼어링의 장점 대신 단점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국내에 있던 기업이 해외로 나가면 그간 종사하던 사람들은 실직자가 됩니다. 자연스레 국내 고용률이 떨어져 장기적으로 내수경기가 침체될 수 있기 때문에, 오프쇼어링으로 인한 실업이 사회 문제로 대두됩니다. 뿐만 아니라 경비 절약을 위해 신흥시장국으로 진출한 기업도 현지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으로 비용 문제에 또다시 직면하기 시작했습니다. 환율 변동과 기술 유출 등의 문제도 한몫했습니다.
이와 반대로 리쇼어링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해외에 진출한 국내 제조 기업을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정책’입니다.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에 세금 감면 등 여러 인센티브를 약속함으로써 국내 제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꾀하는 셈입니다. 이렇게 국내로 돌아온 기업을 ‘유턴기업’으로 부릅니다.
미국은 오프쇼어링과 리쇼어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국가입니다. 2000년대 미국의 IT 기업은 관련 기술에 능숙하고 영어 구사가 가능한 인도, 그리고 자동차와 같은 제조 기업은 인건비가 값싼 중국으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다양한 우대 정책 덕에 기업이 몰리면서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 됐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 미국은 일자리 고용 확대를 위해 리쇼어링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고, 코로나 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확실성의 증가는 기업의 복귀를 앞당기고 있습니다.
2010년에 리쇼어링으로 늘어난 미국 내 일자리는 고작 6000여 개에 불과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던 2020년에는 약 18만 개에 달할 정도로 급증했습니다. 이제 기업은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정부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우리나라 역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국내에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리쇼어링을 선택하는 추세입니다. 다만 미국 일본 등에 비해 아직 이렇다할 만한 구체적 지원책이 미비하고, 유턴기업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몰려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부산·경남은 반도체와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의 인프라가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해 유턴기업 실적 또한 미미합니다.
지난해 유턴기업 24개사 중 대부분이 경기·충남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8곳이 경기에, 4곳이 충남에 자리잡았습니다. 부산은 한 곳에 그쳤습니다. 부산·경남에 공장을 세우려고 해도 인재들이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업도 마지못해 수도권으로 갑니다. 파격적인 세제 혜택이나 규제 완화 없이는 지역이 소멸하고 말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