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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대로 위로 뜨거운 지열이 만든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
①가장 더운 6월과 가장 이른 열대야
숨이 턱 막힐 정도의 더위입니다. 햇볕은 따가울 정도로 내리쬐고, 땅은 지글지글 끓습니다. 한낮 도심이 찌는 듯한 열기로 가득 차 길거리를 5분만 걸어도 땀이 흘러내립니다.
지난달 30일에 이어 1일 부산에 폭염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앞선 것입니다.
지난달 30일은 부산 일평균 기온이 26.2도에 달해 1904년 4월 관측 이래 121년 만에 6월 중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습니다. 부산에서는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달 29일 일평균 기온이 25.9도를 기록해 이미 6월 최고 기록을 한차례 깼는데요. 바로 다음 날 일평균 기온이 0.3도 높아져 다시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지난 1일에는 부산 중구 대청동 대표 관측지점 기준으로 새벽 사이 최저기온이 25.9도를 기록하며 올해 첫 열대야가 나타났습니다. 111년 만에 가장 이른 열대야죠.
과거 평균 한 달간 이어지던 장마 기간을 고려하면 올여름 장마철은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 그런데 폭염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올해 6월부터 나타난 강한 무더위 원인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이른 확장이 지목됩니다. 필리핀 해상에서 태풍의 씨앗인 ‘열대 요란’이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세력을 키우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열대 바람이 북태평양 고기압을 강하게 만들며 때 이른 폭염을 부추기는 겁니다. 덥고 습한 공기 덩이가 내륙을 뒤덮으며 북상하자, 매년 이맘때면 중부와 남부를 오르내리며 장맛비를 뿌리는 정체전선은 북한으로 밀려 올라갔죠.
기상청은 올해 여름 더위가 평년보다 더 심할 것이고, 폭염 일수도 지난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7월 중하순~8월 상순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찜통더위가 본격화할 전망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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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부산 동래구 온천천시민공원 연안교 하부 쉼터 그늘에서 어르신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
이른 더위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첫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폭염과의 전쟁이 벌써 시작됐습니다. 3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감시 체계 자료(5월 15일~7월 2일)를 보면 이른 더위로 온열질환자가 전국에서 633명 발생했고요. 부산 울산 경남은 모두 102명(부산 21명, 울산 30명, 경남 51명)의 온열질환자가 나왔습니다. 부산에서는 온열질환 증세를 보인 40대 남성이 지난달 23일 목숨을 잃기도 했죠.
온열질환은 더위나 햇볕 등에 장시간 노출될 때 발생합니다. 열사병 열탈진 등으로 구분되는 온열질환은 적절한 조치가 늦어지면 심한 경우 사망합니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산업재해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자주 발생하고, 건설업종이 가장 취약합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부산지역 폭염 고위험 사업장을 3826곳으로 집계합니다.
재난 수준의 폭염은 취약계층에 더 가혹합니다. 부산시가 파악하는 폭염 취약계층은 독거노인 22만여 가구를 비롯해 쪽방 거주자, 중증 장애인 등 모두 27만여 명에 달하죠. 이들 상당수는 에어컨이 없거나, 있더라도 전기요금이 부담스러워 켤 엄두를 못 냅니다.
계절은 돌고 돕니다. 여름이 끝나고 가을과 겨울, 그리고 봄이 지난 뒤에는 또 여름이 옵니다. ‘이번’ 여름만 버티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의’ 여름도 버텨야 합니다. 앞으로의 여름이 노동자와 취약계층에 조금이라도 덜 가혹할 수 있도록 논의해야 할 때입니다.
고용노동부는 폭염 속 노동자 휴식권을 보장하도록 강제해야 합니다. 부산시는 취약계층 주거지를 사전 점검하고 냉방비 지원, 모니터링 체계 등을 구축해야 합니다. 정부는 경각심을 갖고 장기적 기후 변화 재난관리 체계를 수립해야 마땅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