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나는 태평양 누비는 유튜버입니다”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  입력 : 2021-03-15 21:13:54
김현무 항해사가 참치 보관 창고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무 씨 제공
김현무(27). 참치 선망선의 2등 항해사. 구독자 4만 명이 넘는 인기 유튜버. 연예인 하하가 댓글을 단 ‘원양어선 1인실’ 영상은 200만 뷰 기록.

한때 2만 명이던 원양어업인이 요즘 2000명대로 줄었습니다. 고된 일은 외국인 선원이 대체했지요. 현무 씨는 바다 생활을 매력 있게 유튜브 채널(RAMP)에 올리는 유튜버 마도로스입니다. ‘헉!!! 억 소리나는 원양어선 수입’ ‘원양어선 맛있는 음식 베스트10’ ‘26살 억대 연봉? 꽃미남 1등 기관사 일상’은 조회수 10만을 가볍게 넘겼지요. 꼬리를 미친 듯 흔들어대는 가다랑어를 어깨에 맨 채 ‘안마기’라고 소개하는 영상에서는 웃음이 터집니다.

부경대를 졸업한 현무 씨는 2019년 3월 부산 감천항에서 승선해 2년간 태평양에서 참치를 쫓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연안국에 입항해도 하선을 못해요. 살려주세요. 현무 씨가 국제신문에 보낸 이메일 내용입니다. “조업 중 영상은 어떻게 찍을까요? 승선 생활을 기록하면 추억이 될 것 같아 하나 둘 찍다 보니 꽤 많이 모였어요. 부모님이 영상을 보면 안심하겠다는 생각도 들고. 일할 때 카메라를 들고 설치면 쌍욕이 날아오기 때문에 작업 전 미리 설치해요.” 요즘은 외국인 선원들이 ‘가족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출연 요청을 많이 한다고 하네요.

현무 씨의 영상을 보면 태평양 생활이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현실은 고됩니다. “새벽 3시가 넘으면 일어나 어군을 찾아 투망을 합니다. 보통 저녁 때쯤 어탐이 끝나요. 그물사고가 날 때나 어획물을 운반선에 옮겨 싣는 날은 눈코뜰새 없어요. 여가시간 대부분 영화나 드라마를 다운받아 봐요.” 젊은 나이에 원양어선을 타는 20대는 병역 면제 기간(3년)이 지나면 상당수 하선합니다. 힘들어 한달도 못 버티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원양어선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걸 알았으면 해요. 이 꽉 깨물고 버티면 경력을 인정받아 취업할 수 있는 길이 무수히 많아요.” 1등 항해사를 거쳐 선장까지 되고 싶다는 현무 씨가 앞으로 들려줄 바다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이노성 국제신문 디지털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