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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연제구 정성순대 매장에 도입한 서빙로봇 ‘딜리’가 손님들에게 밑반찬을 서빙하고 있다. 국제신문DB |
국밥집에도 로봇이 등장했습니다. 22일 부산 연산동의 정성순대. 국밥을 주문하자 사람 허리 높이만 한 로봇이 밑반찬을 싣고 옵니다. 소주 1병 주문도 척척 해냅니다. ㈜우아한형제들이 출시한 인공지능 로봇 ‘딜리’입니다. 딜리의 운영비는 임대료를 포함해 월 60만~90만 원대. 사람 한 명이 받는 최저임금의 절반도 안 됩니다. 현재 부산에서만 30여 곳이 로봇에게 주문을 맡긴다고 하네요. 자영업자에게 딜리는 ‘경영 혁신’인 반면 구직자에게는 재앙입니다. 2015년 맥도날드가 키오스크(Kiosk·무인 정보단말기)를 도입하면서 ‘단기 채용’을 크게 줄인 적이 있었지요. 요즘은 음식점뿐 아니라 카페에서도 키오스크를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는 로봇 대중화를 앞당긴 촉매제입니다. 비대면·자동화에 대한 욕구가 커진 탓입니다. 로봇은 저숙련 노동자의 일자리부터 잠식합니다. 경제 분석기업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로봇이 잠식할 제조업 일자리가 2030년까지 2000만 개 이상이다. 저숙련 노동자들에 의존하는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체되면서 소득 불평등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최근 서울의 한 치킨집은 반죽은 물론 닭을 튀기는 로봇을 도입해 화제가 됐었지요. 자율주행 셔틀과 로봇을 결합한 무인 택배 시스템도 이미 상용화 단계입니다.
로봇시대에 대처할 수 있는 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로봇이 만들어낸 부가가치를 골고루 나누는 사회를 만들거나 아니면 로봇과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거나. 지금은 인류가 로봇과 경쟁하는 상황입니다. 키오스크에 계산원 일자리를 빼앗긴 젊은이들이 과거 어르신들의 용돈벌이 수단이었던 공공근로에 뛰어 드는 게 증거입니다. 부산 16개 구·군이 올해 1분기 공공근로 모집 공고를 내자 530명 모집에 7510명이 신청해 14.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하네요. 지난해 4.9 대 1에 비해 3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입니다. 2030세대 지원자는 지난해 471명에서 올해 1647명으로 폭증했습니다. 로봇시대의 잔인한 풍경입니다. 로봇 때문에 소득이 감소한 이웃을 어떻게 보듬느냐는 앞으로 중요한 화두가 될 겁니다. 사회적 논의를 본격화해야 할 때입니다. 이노성 국제신문 디지털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