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샌더스의 털장갑이 소환한 ‘불평등’ 이슈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  입력 : 2021-01-31 20:58:11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컬버시티에서 한 화가가 기능성 등산 점퍼와 알록달록한 털 벙어리장갑 차림을 한 버니 샌더스 미 민주당 상원의원의 모습을 벽에 그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의 주인공은 버니 샌더스(79) 상원의원입니다. 등산용 회색 패딩에 털장갑을 끼고 불만 가득한 표정을 마스크에 감춘 그에게 미국이 열광했습니다. ‘샌더스 밈(meme)’은 현재도 진행형입니다. 싸이와 강남스타일 말춤을 추는 샌더스의 합성사진까지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샌더스에게 털장갑을 선물한 버몬트주의 초등학교 제니퍼 엘리스(42) 교사는 31일 완구회사 ‘버몬트 테디 베어 컴퍼니’와 계약을 맺었다고 합니다.

주목할 대목은 79세의 ‘진보 아이콘’에게 MZ세대가 열광하는 현상입니다. 마켓워치는 “미국인들이 샌더스의 털장갑에 하나로 뭉쳤다”고 평가했습니다. 외신들은 “코로나19로 커진 불평등과 현실에 대한 불만 가득한 ‘아웃사이더’라는 점이 샌더스와 MZ세대의 공통분모”라고 분석합니다. 자본주의 나라 미국에서 ‘민주사회주의자’인 샌더스와 진보세력이 부상하는 이유는 심화하는 경제적 양극화입니다. 저소득·저학력의 젊은층에겐 주류 출신 바이든보단 브루클린 출신의 가난한 이민자 가정 출신의 샌더스가 더 가깝게 느껴졌을 겁니다.

기존 질서에 대한 젊은층의 반발은 반트럼프 시위나 ‘게임스톱 현상’에서도 나타났습니다. 뉴욕증시에서 공매도로 막대한 이익을 내던 대형 헤지펀드를 파산 위기까지 몰아넣은 개인투자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교환한 밀레니얼과 Z세대입니다.

우리도 불평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임금 불평등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노동자 임금의 지니 계수는 0.306으로 1년 전(0.294)보다 올랐습니다. 지니 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치권이 제대로 된 불평등 해소 대책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기존 질서에 대한 반감이 어떤 형태로든 표출될 수 있습니다. 유능한 정치가 필요한 때입니다. 이노성 국제신문 디지털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