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경찰의 계급장이 황금처럼 빛나려면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  입력 : 2021-01-24 21:10:02
올해는 경찰의 ‘책임수사’ 원년입니다. 검찰로부터 1차 수사 종결권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막강한 권한을 바탕으로 성역 없는 수사를 해야 할 경찰이 새해 벽두부터 도마에 올랐습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장 관사 도난사건이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3월 경무관인 해운대경찰서장 관사에서 약 1300만 원이 든 현금 봉투와 황금으로 만든 치안정감 계급장이 분실됩니다. 경찰청은 지난해 7월 감찰을 통해 사건 전반의 의문점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아직 현금과 황금계급장의 출처에 대해서는 내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한 경찰 간부는 “황금계급장은 누가 봐도 선물용이다. 누구로부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받았는지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건 의지가 없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가족에게 받았다”는 전 해운대경찰서장의 해명을 토대로 기본적 사실관계만 확인했을 뿐 김영란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손을 놓은 상태입니다. 부디 ‘제식기 감싸기’가 아니길 바랍니다.

울산에선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3세 아동에게 물을 억지로 먹인 학대 사실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원생 부모가 법원을 통해 확보한 CCTV에서 추가 학대 정황을 찾았습니다. 결국 보육교사 2명과 원장에 대한 법원 선고를 하루 앞두고 경찰이 재수사에 나섰습니다. 기초적인 증거자료마저 확인하지 않은 무능함이 드러난 셈입니다.

앞서 경찰은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으로 공분을 샀습니다. 정인이가 숨지기 전 3차례의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됐는데도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의 결정적 증거인 블랙박스 영상을 담당 수사관이 확인하고도 덮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입니다. 몇몇 부실수사 때문에 10만 명 넘는 경찰이 비난받는 행태가 또 반복된 겁니다.

검찰의 힘을 빼서 경찰에 준 것은 검찰이 권력을 함부로 휘둘러서입니다. 경찰이 예뻐서가 아닙니다. 그 부메랑은 언제든 되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노성 국제신문 디지털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