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서울대 입학을 '제비뽑기'로 한다면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  입력 : 2020-11-29 21:15:13
2020학년도 수능 당일. 국제신문 DB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3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해 고3은 코로나19 때문에 ‘누구도 경험하지 못했던 입시’를 경험 중입니다. 사상 처음 온라인 개학에 원격수업까지.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수험생 부담은 더 커졌습니다. 지난 27일 부산의 고3 학생이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코로나19 확진 수험생은 21명에 자가격리자는 144명입니다. 만에 하나 무증상 전파자가 일반시험장을 이용했다가 ‘슈퍼전파자’가 된다면 본의 아니게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도 있습니다.

대입 성적은 우리 사회에서 성공의 척도이자 능력주의의 상징입니다. ‘능력을 발휘해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 합격한 승자는 당연히 보상받아야 한다’는 논리가 만연합니다. 과연 수능은 공정한 것일까요.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출간한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아니요”라고 단언합니다. 샌델은 우선 능력주의의 전제인 기회의 평등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아이비리그 대학 신입생 3분의 2가 상위 20% 가정 출신인 것은 저소득층 자녀의 능력부족 탓이 아니라 출발선(조건의 평등)이 달랐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고학력 세습 현상(금수저론)은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잘 보여줍니다.

심지어 샌델은 능력주의 문제의 핵심을 대학으로 보고 ‘추첨을 통한 입학’을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대 지원자 중 동료 학생과 잘해나갈 수 없는 일부만 솎아낸 뒤 제비뽑기로 최종 합격자를 정하면 누구도 오만해지거나 반대로 자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대입 정책은 늘 뜨거운 감자입니다. 어느 정부도 100%가 만족하는 해법을 내놓은 적이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해법이 있기나 한 걸까?’라는 의문도 듭니다. 샌델이라고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대신 그는 공동선이 무엇인지에 대한 토론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