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끝나지 않는 역사, 5·18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입력 : 2026-07-02 09:08:20
1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 앞에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스타벅스 응원 구호’ 사태가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는 분위기입니다.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하면 기성세대가 특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경기 중 배재고 야구부 일부 학생 선수들이 상대 팀인 광주제일고(광주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한 학생은 “탱크 데이”라고 소리치기도 했습니다.

최근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텀블러 할인 이벤트를 하며 ‘5·18 탱크데이’, ‘책상에 탁’이라고 홍보해 국민적 공분을 샀던 일을 연상시키는 대목입니다. 배재고 선수들이 광주 지역 학교를 상대로 그 단어들을 응원 구호로 변형해 외친 것입니다.

경기 후 배재고 감독과 코치들이 광주일고 더그아웃을 찾아가 사과하고, 학교 차원에서도 사과문을 냈지만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습니다. 배재고 학생 선수들은 광주일고를 찾아가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광주일고 측이 사과받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거부했습니다. 야구 예능 프로그램 ‘불꽃야구2’는 불꽃 파이터즈와 배재고의 경기를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1일 긴급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전국 대회 출전 정지 6개월로 징계했습니다.

그렇다면 앞선 스타벅스부터 이번 사태까지 왜 비슷한 일들이 발생했을까요. 기성세대에 5·18 민주화운동은 농담으로도 절대 언급하지 않는 성역입니다. 그런데 왜 연거푸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밈(meme)처럼 소비되는 비하 표현을 배경으로 지목합니다. 이런 표현이 10대들의 일상 어휘로 스며들고 장난처럼 소비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5·18 민주화운동과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중국인 혐오, 여성 혐오 등을 소재로 만든 콘텐츠가 대량으로 확산·소비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 정도면 앞선 스타벅스와 이번 배재고 사태가 우연히 발생한 게 아니란 것이 명명백백해 졌습니다. 따지고 보면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혐오의 언어가 원인입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어른들, 즉 기성세대가 책임져야 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첫걸음은 정확한 교육입니다. 5·18 민주화운동은 46년 전 일어났습니다. 이 말은 적어도 30대 이하에게 5·18은 직접 겪은 현실이 아니라 역사에 해당한다는 뜻입니다.

기성세대는 5·18이 왜 일어났으며, 얼마나 참혹했으며, 다시는 비슷한 비극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반면 30대 이하 세대는 기성세대처럼 절실하게 실감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교육이 필요합니다. 교육도 피상적으로 훑고 지나가는 수준으론 안 됩니다. 아주 세밀하게 진행돼야 합니다.

또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도 이뤄져야 합니다. 지난 5월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개헌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투표가 불성립됐습니다. 재발 방지를 위해선 대한민국 헌법 전문 수록도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