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천 황현도 평생을 지리산에서 계몽운동을 합니다. 31세에 장원급제한 그는 부패한 조정 관직을 버리고 지리산 자락인 전남 구례로 내려가 호남 최초의 신문화 학교인 호양학교를 세웠죠. 국치일인 1910년 8월 3일 “국가가 선비를 기른 지 오백 년인데 나라가 망하는 날 몸을 바친 자가 한 명도 없다면 어찌 통석할 일이 아닌가”라는 유언을 남기고 자결합니다.
지리산은 ‘문학의 산’ 입니다. 이병주의 ‘지리산’과 조정래의 ‘태백산맥’ 또한 지리산이 없었으면 태어나지 못했을 터.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가 2017년 선정한 ‘지리산을 빛낸 인물 100인’은 인물로 보는 한반도 역사라 할 만합니다. 신라 말의 유학자 최치원부터 전 조계종 종정 성철 스님까지 포함됐으니까요.
지리산을 낀 6개 자치단체가 지리산권 공동정부를 추진합니다. 경남 함양·하동·산청군과 ▷전북 남원시·장수군 ▷전남 구례군은 지난 17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지리산권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를 건의. 6명의 단체장들은 “제주특별자치도·세종시에 이은 새로운 행정모델을 운영해 지방자치를 확산하자”고 주장. 특별지방자치단체는 2개 이상의 자치단체가 공동으로 광역 행정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설치하는 지방자치단체를 말합니다.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도 그중 하나. 그동안 지리산권 자치단체들은 민선 1기 단체장협의회(1998년)를 시작으로 2008년 지리산권 관광개발조합까지 설립해 운영 중이라고 하네요. 하나의 뿌리에서 태어난 줄기들이 서로 뭉쳐서 잘 살아보려는 모습을 보면 지리산도 흐뭇한 미소를 지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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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천왕봉 표지석. 국제신문DB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