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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직구장 재건축 기간 중 사용할 임시구장 투시도. 부산시 제공 |
3월 31일 독자 여러분들께 보낸 ‘뭐라노’의 ‘에디터스픽’ 제목이 ‘야구장 재건축 실종사건 되풀이 되나?’였습니다. 이번 ‘에디터스픽’의 제목은 ‘야구장 재건축 실종사건 시즌 2는 바라지 않는다’입니다.
8년 전 사직야구장 재건축 실종 사건의 계기가 됐던 장면이 또다시 재연되는 분위기입니다.
먼저 8년 전의 상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2018년 3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6월 13일)를 석 달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당시 서병수 시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직구장을 개폐형 돔으로 바꾸어 짓는 ‘사직구장 중장기발전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야구팬들은 드디어 부산에 돔구장이 건설될 것으로 잔뜩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석 달 후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부산시는 그해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오거돈 시장의 인수위원회에 “오 시장의 공약에 따라 북항 재개발 예정지에 개방형 야구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업무보고를 했습니다.
동래구 사직동의 돔구장에서 북항 재개발 예정지의 개방형 야구장으로 위치와 형태가 모두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북항 재개발 예정지에 개방형 야구장은 건설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가 발표할 때마다 계획은 수정됐고, 완공 시기도 미뤄졌습니다. 2025년 또는 2026년에서 2028년으로, 또 2029년으로, 마지막으로 2031년까지 늦춰졌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직구장 재건축 실종 사건’입니다.
똑같은 일이 벌어지기 직전입니다. 이번엔 반대입니다. 지난해 7월 사직구장 재건축 사업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조건부로 통과하면서 행정적인 실행 단계에 돌입했습니다.
최근에는 사직야구장 재건축 기간 대체구장으로 활용할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리모델링 밑그림까지 확정했습니다. ‘사직야구장 임시구장 조성사업 설계 공모 심사위원회’는 4개 안을 심사해 상지엔지니어링 설계안을 최종 선정했다고 지난 1일 밝혔습니다. 시는 이달 중 상지엔지니어링과 정식 계약을 체결한 뒤 내년 2월까지 설계를 완료하고, 내년 5월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간다는 방침까지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지난 6월 3일 치른 지방선거가 방향을 바꿔버렸습니다. 사직야구장 재건축을 추진했던 박형준 시장이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당선인에게 패했습니다. 전 당선인의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입니다.
전 당선인은 부산항 북항에 돔구장을 짓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바람·미세먼지 걱정 없이 시즌에는 야구를, 비시즌에는 전시·공연·쇼핑·여가를 마음껏 즐기는 돔 야구장을 만들겠다. 제가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부산을 위해 이미 상당 부분 검토를 마쳤다”며 “화끈하게 밀어붙이겠다”고 썼습니다.
8년 전의 데자뷔를 보는 것 같지 않습니까. 여기서 시가 다시 등장합니다. 시는 이달 중으로 예정된 상지엔지니어링과의 임시구장 설계 계약을 당장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8일 밝혔습니다. 시 관계자는 “당선인 공약 가운데 북항에 야구장을 건립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사직구장 재건축 사업을 계속해 추진할지 북항 야구장으로 진행할지는 당선인 뜻에 달렸다”며 “설계사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지 않아도 법적으로는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한마디로 전 당선인의 의견에 따르겠다는 뜻입니다.
전 당선인이 공약대로 북항 돔구장을 추진한다면 그동안 박 시장이 주도했던 사직구장 재건축은 없던 일이 되는 겁니다. 8년 전과 너무나 똑같지 않습니까? 만약 북항 돔구장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야구장 재건축 실종 사건 시즌 2’가 되는 겁니다. 그러면 또다시 피해는 야구를 너무나 사랑하는 부산 팬들이 입게 됩니다. 제발 시즌 2가 일어나지 않도록 기대하겠습니다.
여기서 하나 추가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국제신문은 사직구장 재건축과 관련해 아주 깊게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축구장을 야구장으로 바꾸는 사업은 한국 스포츠 역사상 유래가 없습니다. 쉽지 않은 사업이지만 취재 결과 ▷가변 좌석 안정성 ▷야구 전용 조명 필요성 ▷흰색 지붕막으로 인한 경기 방해 등 문제점들이 노출됐습니다. 여기에 예산 추가 투입과 거액의 매몰 비용 등 굵직한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대체구장 활용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북항 돔구장을 추진하든, 사직구장 재건축을 하든 꼼꼼하고, 빈틈없이 진행하기를 바랍니다. 다시는 실종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