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부산 38.8도, 양산 40.3도…이게 '뉴노멀'?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입력 : 2026-07-30 09:04:15
29일 부산 기장군의 한 축사에서 더위를 식히기 위해 쿨링포그와 선풍기가 가동되고 있다. 이원준 기자
요즘 최고 화제는 ‘날씨’입니다. 한때 ‘극한 더위’란 말이 유행했는데, 올해는 ‘살인 더위’란 용어가 더 눈에 띕니다. 이젠 ‘40도 더위’가 ‘뉴노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올 지경입니다.

29일 양산과 부산은 최고 기온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기상청 관측기록에 따르면 양산 기온은 오후 3시 26분 40도를 기록했고, 오후 3시 34분 40.3도를 찍었습니다. 2008년 12월 26일 양산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 기온입니다. 양산은 이미 지난 26일 39.3도를 찍어 40도 돌파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부산도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오후 2시 56분 38.8도(부산기상관측소 기준)까지 온도계가 치솟았습니다. 1904년 4월 9일 부산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22년 만의 최고 기온입니다. 종전 1위는 2016년 8월 14일 기록된 37.3도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북구의 기온이 오후 2시 30분 39.0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부산은 대한해협에 접해 해양성 기후 특성이 나타나는 곳입니다. 즉, 여름은 내륙보다 덜 덥고, 겨울은 덜 춥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이중으로 우리나라를 덮은 영향으로 기온이 치솟았습니다. 더욱 걱정스러운 점은 더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이미 더위로 인한 피해가 극심합니다. 부산 지역 올해 온열질환자는 지난 27일까지 3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경남도는 132명이었습니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3명입니다.

가축 피해도 확대됩니다. 지난 28일 기준 폭염으로 폐사한 경남도 내 가축은 닭 1만2243마리, 돼지 3557마리, 오리 34마리 등 총 1만5834마리입니다. 이 정도면 극한 더위가 아니라 살인 더위입니다.

올해부터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또는 최고기온이 39도 이상으로 올라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극단적인 더위가 예상될 때 최상위 폭염특보로 폭염중대경보가 도입됐습니다. 현재 경남에선 양산·의령·창녕·김해·밀양·창원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습니다. 부산(동부 제외)에도 발효됐습니다. 살인 더위가 뒤덮자 부산 지역 기초지자체들은 양산 대여, 생수 제공, 취약계층 보호 등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습니다.

우리나라는 습도가 높아 겉으로 드러난 기온보다 체감온도가 훨씬 높습니다. 그래서 더욱 괴롭습니다.

문득, 예전엔 어떻게 여름을 견뎠을까 기억을 더듬었습니다. 에어컨이 지금처럼 대중적으로 보급된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선풍기 바람 쐬고, 부채질하면서 억지로 버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선풍기 바람으로, 부채 바람으로 더위를 식힐 수 없습니다. 공기 자체가 너무 뜨겁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살인 더위가 일시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앞으로 매년 이런 더위를 견뎌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름철 기온 ‘40도’를 ‘뉴노멀’로 인식해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