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15분 도시는 부산에서 멈춥니까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입력 : 2026-07-23 09:02:31
2021년 열린 15분 도시 비전 선포식 모습. 국제신문DB
먼저 작년 기사를 하나 호출하겠습니다. 지난해 12월 9일 ‘뭐라노’의 ‘15분 도시 체감합니까?’입니다. 제목만 봐도 무슨 내용인지 대략 짐작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불과 반년 정도 지나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부산시는 22일 전재수 시장의 민선 9기 시정철학을 반영한 조직개편안을 공개했습니다. 한마디로 전 시장의 공약이나 시정철학에 맞춰 조직을 바꾸겠다는 내용입니다. 부산시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딱 한 줄이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이 대목입니다. “15분 도시 정책은 도시공간계획실 내 생활권공간계획과로 계승·확대하여 시민체감형 공간정책으로 발전시킨다.”

‘계승·확대’란 용어가 나오지만 맥이 빠지는 느낌입니다. 실제 시는 조직 개편을 하면서 15분 도시 업무 부서인 ‘15분 도시과’를 ‘생활권 공간계획과’로 변경한다고 합니다. 부서 이름에서 15분 도시란 단어가 사라졌는데, 과연 그 정책이 ‘계승·확대’될까요?

개인적으론 15분 도시와 인연이 적지 않습니다. 기자는 2016년 3월 ‘도서관을 지식 놀이터’란 기획시리즈를 통해 부산에선 누구나 걸어서 15분 이내에 공공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자고 주장했습니다. 공공도서관을 통해 15분 도시 개념을 내세웠습니다.

그 뒤 박형준 전 부산시장이 1호 공약으로 15분 도시를 전면에 부각시켰습니다. 박 전 시장은 2021년 비전 선포식을 시작으로 부산을 15분 도시로 만들겠다고 꽤 많은 사업을 펼쳤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들락날락, 하하센터 등입니다. 심지어 지난해 12월에는 15분 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스텝 업 전략까지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6·3 지방 선거 결과 박 전 시장은 물러났고, 전 시장이 민선 9기 시대를 열었습니다. 15분 도시는 박 전 시장의 퇴임과 함께 간판을 내릴 위기에 처했습니다.

다른 지역은 부산과 대비됩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역세권 중심 15분 생활권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고, 추경호 대구시장은 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15분 생활권 안에서 문화·예술·체육 인프라를 누리도록 하겠다고 취임사에서 밝혔습니다. 그동안 부산이 주도한 15분 도시 브랜드를 이젠 다른 지역에서 힘을 싣는 모습을 보고 아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부산의 15분 도시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완성형을 향해 전진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멈춘다면 부산 시민은 진정한 15분 도시를 체감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더욱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