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파시즘vs파시즘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  입력 : 2021-01-10 21:15:03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서쪽 벽을 기어오르고 있다. 이들은 대선 결과에 불복한다며 의사당에 난입했다. AP연합뉴스
파시즘. 이탈리아어 파쇼(fascio)에서 유래. 20세기 유럽에서 확산한 정치이데올로기. 파시즘이라는 단어가 10일 미국에서 화두였습니다. 트위터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계정을 영구 정지하자 보수 라디오방송 진행자인 마크 레빈은 “트위터의 파시즘에 항의한다”고 반발했습니다. 트럼프 역시 “침묵하지 않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초강대국의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이 IT 기업을 파쇼라고 한 겁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우파 SNS인 ‘팔러’로 피신하고 있다고 합니다. 팔러 다운로드 횟수는 지난 7일 5만5000건에서 8일 21만 건으로 급증했습니다. 그러자 구글은 8일부터 앱스토어에서 팔러를 다운로드하지 못하도록 차단했습니다. 애플도 팔러가 폭력을 선동하는 메시지를 차단하지 않으면 퇴출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일본이 독일 베를린 미테구청 소녀상 철거를 주장할 때 내세운 논리도 파시즘입니다. 일본은 소녀상이 반일 캠페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독일 사회가 민족주의와 파시즘을 초록 동색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이용하려 한 겁니다. 한때 파시즘의 나라가 소녀상을 파시즘의 그물에 가두려고 한 셈입니다. 베를린 시민사회는 현명했습니다. 절대 반일 구호를 내걸지 않았습니다. 대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국제적·보편적 인권 문제임을 강조하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일간 타게스차이퉁이 “일본 정부가 자책골을 넣었다”고 평가한 이유입니다. 일본 정부는 또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의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에 반발해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최근 파시즘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트럼피즘이 한국에선 민주당에서 나타나고 있다” “1930년대 나치 상황” “연성 파시즘 형태”라고 여권을 비판했습니다. 진 교수의 주장에 대한 찬반을 떠나 민주주의가 꽃 핀 21세기에도 파시즘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참 아이러니합니다.   이노성 국제신문 디지털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