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독자도 많겠지만, 1947년 9월 1일 창간한 국제신문은 1980년 11월 25일 신군부에 의해 강제 폐간됐습니다. 폐간호 1면 머리기사는 제목만 무려 4줄이었는데요. 옮기면 이렇습니다.
‘이 신문이 마지막 국제신문입니다… 독자여 안녕 / 창간 33년 2개월 25일… 지령 제10,992호로 종간 / 파란만장의 시대에 역사의 기록자임을 확신하며 / 애독자 여러분과 함께 숨 쉬어온 전 사원 고별인사’.
당시 국제신문은 폐간호 역시 굴곡진 우리 현대사의 기록이 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따라서 평소와 다름없이 마지막 신문을 제작하고 배달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종이에 활자로 하나하나 인쇄된 기사는 영원히 수정할 수 없습니다. 신문은 기록으로 남아 계속 보관되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신문은 정확히 보고, 판단하고, 기록해야 합니다. 신문기자는 훗날의 ‘역사 교과서’를 만든다는 사명감으로 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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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하고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반대하면 투표용지에 ‘부’ 또는 ‘否’ 자를 적어 투표함에 넣으면 될 것을.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고, 의원 모두 투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8명 이상 이탈 표가 두려웠던 겁니다. 비겁했습니다. 국민을 대신해 투표하는 건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이 모든 걸 저버렸습니다. 결국 윤 대통령 탄핵안은 투표 성립 요건(200명)에 미달해 폐기됐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성난 국민은 국회를 에워싸고 국민의힘 의원 108명의 이름을 목청껏 부르며 투표하러 돌아오라고 했지만 단 3명만 응답했습니다. 투표한 국민의힘 의원 3명 중 김상욱 의원은 “당론에 따라 반대표를 던졌다”고 했습니다. 잘하셨습니다. 누구도 그의 결정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없습니다. 그의 권리입니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도 김 의원처럼 떳떳하게 투표하면 어땠을까요. 누가 “찬성하라”고 했습니까, “투표하라”고 했지.
당당하지 못했던 여당을 향해 국민 분노가 커집니다. 이 와중에 윤 대통령 탄핵을 강하게 반대했던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이 지난 8일 유튜브 방송에서 ‘1년 후 국민은 달라진다’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입니다.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불참한 뒤 비판 여론을 우려하는 같은 당 의원에게 “나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앞장서서 반대했고 끝까지 갔다. 그때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뒤에는 ‘윤상현 의리 있어 좋아’ (하면서) 무소속 가도 다 찍어주더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주권자 국민을 등지고 대통령을 지키는 게 의리일까요. 투표하지 않은 의원 105명이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도 출마한다면 “꼭 투표해 달라”고 유권자에게 호소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2024년 12월 7일, 이날 우리 역사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록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국제신문 기사는 아니지만) 그 기록을 첨부합니다. 제23대 국회의원 선거는 2028년 4월 12일에 치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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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한겨레신문·경향신문·경남도민일보 9일 자 1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