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요즘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 과연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지 의문부호를 찍을 수밖에 없습니다.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이 지난 18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했습니다. 김 전 구청장이 대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받아 비롯된 보궐선거인데 대통령의 사면을 받고 3개월 만에 다시 출마를 한다? 국민을 ‘개 돼지’로 보는 인식 아니겠습니까. 자기가 무슨 짓을 해도 국민은 어쩔 수 없다는 인식입니다. “그래서 뭐 어떻게 할 건데” 식입니다.
국민의힘 일부에서 그가 공익제보자인데 법원의 판결이 가혹하다고 시각이 있습니다. 대통령도 이런 인식에서 사면·복권을 하지 않았나 봅니다.
대검 검찰수사관 출신인 김 전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조국 민정수석 산하 특별감찰반에서 재직하던 2018년 조국 전 수석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폭로해 문재인 정권과 조국 전 수석에게 큰 타격을 가했습니다. 이 외에도 우윤근 주러시아 대하의 비위를 공개하는 등 총 16건을 폭로했습니다.
그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돼 지난 5월 18일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처분을 받아 구청장직을 상실했습니다. 법원은 그를 공익제보자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건설업자 수사 무마, 인사 청탁 등 비리 혐의가 있었던 그가 징계를 피하기 위한 부정한 목적으로 공익 제보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재판부는 “의혹 누설 동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엿보이고, 객관적 사실에 추측을 더해 전체를 진실인 양 언론에 제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자기의 비위 의혹에 대한 감찰이 진행되자 폭로에 나섰다고 본 것입니다. 그는 특별감찰반원으로 일하다 결국 비위 의혹으로 해임됐습니다.
김 전 구청장은 유죄가 확정되자 “민주주의 국가에서 공익신고자를 처벌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항변했습니다. 법원과 달리 국민권익위원회는 그를 공익신고자로 인정했습니다.
그가 폭로한 유재수 전 부시장은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돼 집행유예가 확정됐고, 조 전 수석은 비위 감찰을 중단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총장을 지낸 법조인 출신입니다. 누구보다 법치주의를 옹호해야 할 분이 유죄 확정 석 달 만에 김 전 구청장을 사면·복권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태우 전 구청장은 현 집권세력 입장에서 보면 조국 전 민정수석을 무너뜨린 일등공신입니다. 일부 언론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조국 전 수석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한 것처럼 현 집권세력이 김 전 구청장에게 진 빚이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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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 국민을 무시하는 인사일수록 높은 자리와 좋은 대우를 받는 것 같습니다. 후안무치야말로 현 정부 공직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