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서울 25일 부산 쇼케이스
- 삶과 죽음 다룬 수록곡들 눈길

- “부산지역 인디신 열정적인 곳
- 공연 때마다 흥분 안 하려 노력
- 롱런하며 좋은 음악 만들고파”

부산을 넘어 더 넓은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부산 밴드가 있다. 2017년 싱글 앨범 ‘죽여줘’로 등장한 모던 록 밴드 ‘보수동쿨러’다. 구슬한(기타·30), 김민지(보컬·36), 이상원(베이스·28), 최운규(드럼·35)로 구성된 이들은 독특한 음색의 보컬과 탄탄한 송 메이킹 능력으로 ‘2022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록’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오는 8일 두 번째 정규앨범 ‘의자에 앉아’를 발매하는 부산 밴드 ‘보수동쿨러’ 멤버들. 보수동쿨러 제공

어느덧 데뷔 8년 차에 접어든 보수동쿨러는 오는 8일 두 번째 정규앨범 ‘의자에 앉아’를 발매한다. 오는 18일과 25일에는 서울과 부산에서 쇼케이스를 진행한다. 수록곡은 ▷Joy and despair ▷의자에 앉아 ▷스파클 ▷베티 ▷오로라 등 10곡이다. 앨범 발매 마무리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이들을 2일 인터뷰했다.

보수동쿨러는 두 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하는 소감을 밝혔다. 김민지 씨는 “정규 앨범 발매는 2021년 11월 첫 번째 정규 앨범 ‘모래’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오랜만에 내는 음반이다 보니 트랙 리스트 순서나 앨범 콘셉트, 뮤직비디오 등을 정하는데 수록곡이 적은 싱글이나 EP앨범보다 확실히 신경이 더 쓰였다”며 “1집의 곡만으로 단독 공연을 채우기는 힘들었는데, 이제는 더 많은 곡으로 풍성한 무대를 관객에게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앨범에 ‘삶과 죽음’, ‘불행과 행복’과 같은 상반되는 요소와 행복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고 했다. 구슬한 씨는 “1집 ‘모래’는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오는 감정을 노래했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삶과 죽음, 그 속에 공존하는 우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살아가는 것 자체가 지옥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속의 작은 희망과 아름다움을 발견한다면 천국이 될 수 있다. 쉽게 말해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보수동쿨러는 수록곡 중 ‘Joy and despair’와 ‘오로라’를 주목해 보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구슬한 씨는 “‘Joy and despair’는 처참히 무너진 정신상태에서 쓴 곡이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악착같이 살아남아 보기로 했다”며 “이 곡으로 치유를 많이 받았다. 영어 가사지만 찬찬히 들여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운규 씨는 “수록곡 ‘오로라’를 듣고 있으면 내가 마치 오로라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멜로디와 가사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마스터링과 일부 레코딩을 제외한 대부분 음반 제작을 부산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상원 씨는 “부산 인디신은 정말 열정적이다. 반응이 너무 뜨거워 부산에서 공연할 때마다 흥분을 자제하려 노력을 많이 한다”며 “다만 젊은 인구 비율이 주는 탓인지 인디신의 파이 자체가 크게 늘지는 않는 것 같다. 부산에는 좋은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가 많다. 생소한 팀이 공연해도 호기심을 갖고 한번 들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화가 많이 진행된 부산은 음악을 소비하는 연령대도 높을 수 있다.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지자체에서 새로운 문화가 더 수월하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부산 인디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수동쿨러는 건강하게 오래 활동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하면 할수록 밴드활동이 쉽지 않은 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성과나 성공 여부를 떠나, 서로 다툼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최대한 길게 오래도록 건강하게 활동하며 좋은 음악을 꾸준히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