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거 일정이 오는 9일로 미뤄졌지만 여전히 원내대표를 맡겠다는 의원이 없어 구인난이 심각하다. 애초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의 단독 출마 가능성이 컸지만, 당내 강한 반발에 부딪히면서 추대설은 없던 일이 된 데다 이 의원의 출마 자체도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당내 중진들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지난 30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3일로 예정한 원내대표 선거가 6일 뒤인 9일로 연기됐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이례적인 상황에 대해 “어제까지 아무도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분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계파가 옅은 중진 가운데 유력 후보로 점쳐졌던 4선 김도읍 의원과 3선 김성원 의원 등이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당 일각에서는 ‘찐윤’ 이 의원의 대세론이 급부상하자 계파 갈등 구도를 우려한 중진 의원들이 출마를 접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당내선 총선 패배 책임이 있는 이 의원의 지도부 재등장에 대한 반발이 커지는 것과 동시에 중진들이 원내대표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당선인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이 의원이 그동안 주요 직책을 많이 맡다보니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 단독 출마, 단독 당선 이런 모습은 건강하지 못하다”고 직격했다. 이어 “야당하고 상대해야 하니 원내대표 자리가 녹록지 않다. 그래도 할 분들이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BBS 라디오에 출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성찰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지만 정치력이 어느 정도 되는 분들이 나서야 한다. 가급적 수도권 당선자 중에서, (또는) 4선 의원 중에서 역할을 맡으면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친윤(친윤석열)계인 배현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한 데 이어 “3선 이상 중진 선배 의원들이 적극 나서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이 출마 여부를 묻자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3일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친명 박찬대 의원이 단독으로 출마, 사실상 당선이 확실시된다. 조원호 기자 cho1ho@kookje.co.kr